제66장

도소희의 전화가 걸려 왔다. “상미야, 육하준하고 무슨 일 있어? 내 전화번호는 어떻게 찾은 건지 갑자기 전화해서 한바탕 욕설을 퍼붓던데?” 나는 육하준이라는 이름에 이제는 본능적인 후유증이 생기는 것만 같았다. 얼른 베란다로 달려가서 전화를 이어갔다. “왜 너한테 화를 냈대?” 도소희는 한탄을 하고 있었다. “널 이렇게 만든 게 다 내 탓이라던데?” 나는 화가 치밀었다. “자기가 한 짓들을 잊어버렸대? 왜 자꾸 남한테 책임을 묻고 지랄이야! 염치도 없어!” 도소희가 답했다. “맞아! 나도 그렇게 욕했어! 그랬더니 뭐라고 했는지 알아?” 내가 물었다. “무슨 짓했구나!” 도소희는 한숨을 푹하고 내쉬었다. “우리 상사한테 전화해서 무급휴가를 내게 했어.” “뭐!” 나는 충격이었다. “어쩜 그런 파렴치한 짓을 할 수가 있어!” 도소희는 아무렇지 않은 듯했다. “무급휴직 가지고 뭘 그래? 마침 쉬려고 했었어요.” 나는 미안해 죽을 지경이었다. 나 때문에 이 일에 연루된 거다... 말은 쉽게 해도 솔직히 정말 영향을 주지 않았었다면 이 전화를 해오지도 않았을 것이니 말이다. 내가 물었다. “나한테 와서 이틀 정도 지내지 않을래? 추후의 일들에 대해서 같이 상의해 보자.” 도소희는 머뭇거렸다. “새집에... 내가 들어가도 돼?” 나는 이상한 감이 들었다. “왜 안 돼? 여기에 빈방 많아.” 도소희는 우물쭈물거렸다. “그런데 내가 거기로 가면 도련님하고 연애하는 데 방해가 될 거잖아.” 나는 소리를 질렀다. “뭔 소리야! 연애하는 거 아니거든! 그런 거 아니라고!” 미쳤네! 주변 사람들은 왜 자꾸 나하고 목구빈을 엮어 놓는 거야! 그러다 아주머니가 한 말들이 떠올랐다. 안 된다...! 나는 즉시 도소희를 데려오기로 결심했다. “빨리 와서 나하고 같이 지내! 그렇지 않아도 혼자 있는 게 무서웠거든.” 내가 하도 간곡히 부탁을 하자 도소희도 끝내는 흔쾌히 그러겠다고 약속했다. 나는 한숨을 푹 내쉬고 거실로 돌아갔다. 목구빈은 텔레비전을 보며 때때로 업무 처리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