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4장

그는 괴이한 표정을 지었다. “우리 형수님이 되면 그거야말로 재미진 구경이겠네.” 도가영은 버럭 화를 냈다. “오빠! 진짜 저런 여자가 우리 집안에 시집오는 꼴을 지켜볼 거야.” 목우당은 그녀를 힐끔했다. “왜? 질투하는 거야?” 도가영은 얼른 감정을 감추었다. “아니! 그런 뜻이 아니잖아. 내 말은 헌신짝을 누가 가져가냐는 거지!” 목우당은 웃는 듯 마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괜찮은 것 같던데. 네가 말하는 그런 헌신짝은 아닌 것 같아.” 도가영은 화가 잔뜩 치밀었다. “설마 오빠도 저 여자한테 관심 있어?” 목우당은 그녀의 말에 답하지 않고 미녀들한테 손짓을 했다. 그 여자들은 총총 뛰어와 그한테 애교를 떨었다. 대체 무슨 말을 한 건지는 몰라도 목우당은 한 손에 한 여인을 껴안고 입맞춤을 했다. 테니스장은 시끌벅적해졌다. 그들한테서 밀려난 도가영은 억지웃음을 지으며 공들을 정리하고 있었다. 갑자기 뭔가가 떠오른 듯한 그녀는 휴대폰을 들고 전화를 하러 갔다. 통화를 마치고 나자 기분이 한결 상쾌해 보였다. 목우당은 미녀들과 장난을 치는 중이었고 미남, 미녀들이 모여 있으니 그냥 보기만 해도 눈이 호강할 정도였다. 도가영은 대수롭지 않은 태도로 입을 열었다. “어머, 진교은 선배가 내일 유명한 전시회를 보러 간다네. 유명 인사들도 와서 응원한다던데 부러워.” 목우당은 그녀를 힐끗하며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뭐가 부러워.” 도가영이 웃었다. “거기에서 인맥들을 넓힐 수 있는데 오빠는 설레지도 않아? 가서 돌아다니는 것도 좋잖아. 혹시 엄청난 대가를 만나게 될지 누가 알아?” 목우당은 눈썹을 치켜올렸다. “내가 그 인맥인데 또 다른 인맥을 넓힐 필요가 있을까?” 도가영이 말을 건넸다. “큰오빠도 얼굴 비춘다던데. 어떤 배우자를 데리고 갈지 모르겠네.” 목우당은 그저 그녀를 한 번 쳐다보고는 가장 아담한 한 여성분한테 시선을 돌렸다. “우리 같이 한 판 하자.” ... 기사님은 바닷가 별장에 차를 세웠다. 풍경은 좋지만 바람이 조금 강한 감이 있었고 별장 안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