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장
그는 그 말만 남긴 채 대문을 나서버렸다.
정신이 무너진 도가영은 반쯤 밀려 짐들과 함께 차에 실리게 되었다.
나는 당장 거실로 돌아와 아무것도 못 들은 척 못 본 척하고 있었다.
목구빈은 내가 얌전히 앉아 있는 걸 보며 미소를 지었다.
“가자. 밖에 마침 바람도 안 불어. 조금 더 있으면 이슬이 질 것 같아.”
나는 들뜬 마음으로 그와 함께 산책을 나섰다.
...
산책은 즐거웠다.
옆에 있는 사람은 나를 안심시키고 있었고 밤바람도 부드러웠다.
내가 말이 맍아지자 목구빈은 오히려 말수를 줄이며 내 잔소리를 묵묵히 들어주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그가 왜 도가영을 내쫓으면서까지 나를 보살피는 건지에 대한 이유를 묻지 않았다.
어떤 일들은 모호하게 알아가는 것도 나쁘지 않으니 말이다.
지금에서야 그 도리를 깨닫게 되었다.
...
다음 날 나는 병원으로 가서 건강검진을 받고 파스를 교환했다.
급급히 나를 보러온 도소희는 내 혈색이 좋아진 걸 보고 한시름을 놓았다.
그녀는 온중기를 가리켰다.
“이 사람이야? 안 닮았는데.”
도소희가 오해하고 있는 것이다.
“온중기 의사 선생님이셔. 목씨네 가문의 의사야.”
“켁켁...”
도소희는 마음이 시큰거렸다.
“부잣집이라서 좋네. 소설은 역시 날 속이지 않아...”
나는 그녀의 스스럼없는 입을 틀어박고 나지막이 물었다.
“무슨 일로 찾아온 거야?”
도소희는 이상하게 나를 쳐다보았다.
“꼭 무슨 일이 있어야만 찾아올 수 있는 거야? 똑바로 말해! 목구빈 대표님한테 홀딱 반한 거 아니야?”
얼굴은 말도 안 되게 빨개졌다.
나는 얼른 나서서 설명을 했다.
“이상한 말하지 마. 그런 거 아니야. 우리 오빠 때문에 나한테 특별히 신경 써 주는 거야.”
도소희는 점점 더 표정이 이상해졌다.
“상미야, 너 오빠가...”
나는 잔뜩 긴장한 얼굴로 물었다.
“오빠가 뭐?”
도소희는 화제를 돌렸다.
“아무것도 아니야. 오빠 잘 있어. 사실은 너한테 재미진 가십거리를 알려주려고 온 거야.”
나는 미간을 찌푸렸다.
“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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