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장
뜻밖에도 편안한 잠에 들게 된 나는 다음 날 정오까지 정신없이 잠을 자버렸다.
고개를 들자 손에는 주삿바늘이 그대로 꽂혀 있었고 한 간호사분이 옆에서 혈압을 재주고 있었다.
나는 몸을 움직였다.
“구빈 오빠는요?”
간호사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나는 얼른 호칭을 바로잡았다.
“목구빈 대표님은요?”
간호사는 미소를 지었다.
“아침에 출근하셨어요. 지금쯤이면 거의 돌아올 시간이네요.”
나는 저도 모르게 빙그레 웃음을 머금게 되었다.
참 좋네!
깨어나자마자 목구빈을 볼 수 있다니!
잠시 웃고 낫더니 어딘가 이상하다는 기분이 들었다.
어제 처음 본 남자를 왜 기대하고 있는 거지?
벌써 다른 남자한테 사랑에 빠진 건가?
그러한 생각들이 머릿속을 휘어잡게 되자 나는 갑자기 난처해졌다.
정말 도소희의 말대로 나는 연애에 미친 말기 환자가 다름이 없네!
육하준 한 놈 때문에 7년이라는 시간 동안 자신을 악명 높은 사모님으로 전락하더니!
이제는 목구빈이 나타났다고 또 쉽게 사랑에 빠진 거야?
당장이라도 내 뺨을 후려치고 싶은 심정이었다.
다행히 주사를 놓고 방을 떠난 간호사는 이상한 내 반응을 눈치채지 못했다.
나는 방을 두리번거렸다.
어젯밤 묵었던 객실하고는 전혀 다른 방이었다.
현대적이고 밝아 보이는 톤의 방은 옅은 노란색 벽지로 은빛 광태를 띠고 있었고 침대는 차가운 회색에 침대 시트도 파란색이었다.
벽을 보아하니 과학 기술적인 만년력을 지닌 듯했고 나머지 몇 곳에는 추상적인 현대화가 걸려 있었다.
그러다 한 곳에 집중을 하게 됐는데 어딘가 익숙하다는 기분이 들었다.
눈이 시큰거릴 정도로 노려보고 있다 뒤늦게 목구빈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하고 똑같은 그림이라는 걸 발견하게 되었다.
하...
사람이 아주 간단해!
잠깐만!
이 방이 목구빈의 방인 건가!
나는 그제서야 이 사실을 알아차렸다.
엉덩이부터 사지, 그리고 얼굴까지 빨개져 버렸다.
나는 얼굴을 가린 채 방의 배치를 주시하며 정신이 혼미해졌다.
목구빈이 어젯밤 나를 그의 방으로 데리고 왔던 거야?
그럼 어디서 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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