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0장

그녀는 잔뜩 겁을 먹은 표정으로 어두컴컴한 사방을 둘러보고 있었다. 방금은 그냥 두려움에 떨고 있었던 터라 육하준이 반산 도로로 왔다는 걸 전혀 눈치채지 못했었다. 여긴 몇 킬로미터 반경 내에 차도 한 대 지나가지 않는다. 육하준은 여전히 똑같은 말을 반복하고 있었다. “내려!” 진교은은 더 크게 눈물을 쏟았다. “하준아, 나 안 내려! 화가 난 거면 날 때리고 욕해도 돼! 이런데 데리고 와서 나한테 겁주지만 말아줘. 흑흑흑...” 그녀는 육하준한테 달라붙어 용서를 빌었다. 육하준은 그런 그녀를 호되게 밀어냈고 그녀는 하마터면 차창에 부딪힐 뻔했다. 끙끙거리는 소리를 내던 그녀는 자기 머리에 난 상처도 뒤로 한 채 육하준을 붙잡았다. 차에서 내린 육하준은 조수석의 문을 열어젖혔다. 그는 새파란 얼굴을 하고 진교은을 차에서 끌어내렸다. 진교은은 산발된 머리를 한 채 땅바닥에 털썩 주저앉아 펑펑 눈물을 쏟아내고 있었다. “하준아, 내가 잘못했어. 내가 진짜 잘못했어. 다시는 안 그럴게. 이번 한 번만 용서해 줘.” 눈물범벅으로 용서를 빌고 있는 그녀의 화장은 다 지워져 버렸다. 그녀는 필사적으로 육하준의 팔을 잡았고 심지어 뒤로 갈수록 그의 다리를 꽉 잡고 놓아주지 않았다. “오늘 나 때문에 네가 쪽팔렸다는 거 알아. 내가 보상할게!” 육하준은 두 눈이 빨갛게 달아오른 진교은을 향해 또박또박 말을 건넸다. “내가 말했었지.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너지만 내 아내는 영원히 유상미라고! 그런데 넌 왜 말귀를 못 알아들어! 왜 자꾸 상미를 자극하는 건데!” “이제야 속이 시원해! 이혼하재! 네가 지금 무슨 짓을 하고 있는 줄이나 알아!” 진교은은 울음을 뚝 그치고 육하준을 쏘아보고 있었다. “하준아... 너 설마 유상미 사랑해?” 육하준은 사정없이 그녀의 뺨을 내리쳤다. 그녀는 그 충격으로 울고 있었던 사실마저 잊어버리더니 귀신에 홀린 듯한 눈빛으로 육하준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지금 나 때렸어? 어떻게 날 때려? 단 한 번도 나한테 손 댄 적이...” “이거 사실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