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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화

전과 마찬가지로 콧등에 얇은 금테 안경을 쓴 신사적이고 점잖은 외팔이 중년 남자가 그 소리에 주변 사람들에게 말했다. “잠시만 실례하겠습니다.” 그리고는 강이서를 향해 재빨리 걸어갔다. 몇몇 사람들이 무심코 고개를 들어 강이서의 얼굴을 힐끗 돌아봤지만 시선이 1초도 채 머물지 않고 다시 자기 일을 논의하기 바빴다. 대충 들어보니 관찰 실험에 관해 토론하는 것 같았다. “앉지.” 허진웅은 지난번보다 훨씬 친절하게 따뜻한 물 한 잔을 따라주며 옆에 있는 소파로 안내했다. “인어 하나를 맡고 싶다고?” 강이서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자주 폭력적인 학대를 당하는 것 같아 사육 권한을 제 쪽으로 넘겨줄 수 있는지 여쭤보고 싶었어요.” 허진웅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착각인지 모르겠지만 저쪽 긴 테이블에서 나누던 대화가 조금 조용해졌다. 강이서가 물었다. “안되나요?” “아, 그건 괜찮아. 어차피 중요한 물건도 아니고.” 허진웅이 손을 내저었다. ‘그 인어가 중요한 실험체가 아니었다면 왜 S 구역에 있었던 걸까.’ 강이서는 다른 곳에 정신이 팔렸다. “처음 만나는 것도 아니고 긴장 풀어.” 허진웅은 남은 한 팔로 콧등에 걸린 안경을 밀어 올리며 깊은 눈동자를 번뜩였다. 강이서는 미소를 지었다. 처음 만나는 건 아니지만 지난번 이 남자가 유리창을 떼어내고 기계들이 모두 자신을 공격하려고 돌아섰을 때의 모습이 아직도 기억났다. 허진웅은 사람 좋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 그럼 가서 절차대로 권한을 넘겨받아야겠지.” ‘그게 다라고?’ 고작 이런 걸로 굳이 그녀를 이곳까지 불렀다니. 강이서가 떠난 후 사무실에 있던 교수들은 각자의 문제를 논의하던 것을 일제히 멈췄다. 그중 하나가 팔짱을 낀 채 가면을 벗어던지고 멀어지는 여자의 뒷모습을 노려보았다. “저 여자인가요?” 허진웅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 자료는 제가 이미 보내드렸습니다.” 몇 시간 전, 고위층에서 누군가 바벨탑 전체에서 가장 특별한 실험체를 대상으로 대규모 공개 관찰형 실험을 진행하자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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