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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화

그는 마음속으로 시간을 세며 무표정한 얼굴로 기다렸다. 칼에 계속 베이고 상처가 다시 붙는 과정에서 군소 인간은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건지 의아했지만 별로 관심이 없었다. 사육사 말고 다른 것에는 그다지 호기심이 들지 않았으니까. 군소 인간은 칼에 베여 다쳐도 그다지 통증을 느끼지 못했기에 아무런 소리도 내지 않았고, 지어 상대방이 무엇을 하는지도 모른 채 그저 짜증 나고 지루하기만 했다. 사실 상대가 그의 입을 막을 필요도 없었다. 수많은 잔인한 실험을 거듭 겪으면서 살이 조각조각 잘려 나갔지만 금세 치유되곤 했기에 그 어떤 소리도 내지 않았다. 아무 느낌도 없으니까. 그는 영혼이 없는 예쁜 인형처럼 고통을 전혀 느끼지 못한 채 사육사를 보고 싶다는 일념과 절박한 마음 외에는 별생각도 없었다. 11번은 치유 생물로 빠른 치유와 고통에 대한 내성이 기초 본능이다. 오직 사육사만을 원한다. 당장이라도 그의 사육사를 만나 강이서가 그를 보고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했다. 너무도 간절히 그녀의 품에 안겨 그녀가 제일 못 견뎌 하는 붉어진 눈으로 울면서 아름답고 가느다란 종아리를 붙들고 사랑을 속삭이고 싶었다. 안달이 났다. 사육사 외에는 울기는커녕 붉게 물들며 아련하게 촉촉해지지도 않는 눈동자로 멍하니 밖을 응시했다. 태연한 모습이 마치 기계처럼 보였다. 그에겐 강력한 치유 능력이 있어 절대 망가지지 않는다. 얼마 지나지 않아 군소 인간의 어깨에 약간 금이 갔지만 금방 나았고 그 또한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어떠한 아픔도 느끼지 못했다. 놀랍도록 아름다운 미모도, 가련하고 연약해 보이는 모습도, 아무런 힘도 없이 조금만 밀어도 쓰러질 것 같은 몸도, 세속적인 가치관 따위 없는 냉정한 사유까지 전부 귀한 보물이었다. 울부짖지도 않고 불쌍할 정도로 단순한 모습 또한 귀한 것이었다. 하지만 군소 인간은 예상과 달리 S 구역으로 옮겨지지 않았고 사육사도 보지 못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그의 사육사를 한 번도 만나지 못한 것이다. 바벨탑 S 구역의 대형 회의장에는 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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