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0화
강이서의 손끝은 따뜻하고 부드러웠다. 시원한 연고가 피부 표면에 녹아들자 저린 상처는 어느 정도 완화되었지만 전에 없던 미묘한 느낌을 받았다.
강이서의 적극적인 접촉에 처음에 어리둥절한 얼굴로 이상해하던 인어의 표정이 점점 마치 매우 괴로운 듯한 떨림으로 바뀌었다.
“왜 그래? 많이 아파?”
인어의 회피를 느낀 강이서는 걱정스러운 얼굴로 물었다.
옅은 금발 아래, 반투명한 귀 지느러미가 움직이더니 창백한 피부에 약간의 붉은 기가 돌았다. 입술을 깨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인어는... 관능적으로 보였다.
‘냉혈동물의 피부도 붉어질 수 있구나...’
“왜 그래?”
인어는 시선을 돌리며 대답하지 않았다.
인어 자신도 무엇이 문제인지 알지 못했다.
잠시 멈칫했던 강이서가 계속 손을 움직였다.
인어는 그저 가만히 있으며 처음부터 끝까지 아무 소리도 내지 않았다. 정교한 얼굴은 그림자에 가려져 윤곽이 매우 신비롭게 보였다.
그러다가 갑자기 온몸을 떨며 뒤로 물러났다. 고개를 숙인 강이서는 그곳이 인어의 허리임을 발견했다.
‘인어도 간지럼을 타는 부분이 있다니…’
손가락 사이에는 여전히 해초 같은 긴 머리카락이 남아 있자 손이 근질거린 강이서는 손을 내려 머리카락을 놓았다.
“이제 다 됐어, 좀 쉬어.”
강지아를 등진 채 벽을 마주 보고 있는 인어는 무엇을 생각하는지 알 수 없었다. 두 개의 선명하고 아름다운 어깨뼈는 마치 날개를 펼치려는 나비 같았다.
등만 보면 멍하니 있는 것 같았다.
강이서는 구급상자를 치우고 고무장갑을 벗어 소파에 던졌다.
얼마나 지났을까, 신호가 마침내 복구되었다.
다시 전화를 걸어온 베라는 잔뜩 짜증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방금 본인들이 잘못 알려준 거래, 다른 사람을 너로 착각했다나 봐.”
“뭐?”
구조대는 정보 오류라고 설명했다. 그들은 이미 구출된 다른 여성을 강이서로 착각했고 그래서 베라가 여러 번 물어봤음에도 S 구역에서 실종된 강이서를 찾기 위해 추가 인원을 보내지 않았다.
착각했다고?
강이서는 뭔가 이상하다고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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