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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화

강이서가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인어를 향해 손을 뻗자 인어도 그녀의 손길을 거부하지 않았다. 강이서가 조심스럽게 인어의 목에 박힌 바늘 튜브 하나를 잡고 힘을 주자 인어는 신음소리를 내며 젖은 속눈썹을 떨었다. 거미줄에 걸려 빠져나오지 못하는 나비처럼 극도의 고통을 겪는 듯 눈썹을 찌푸린 인어는 수조 구석에 엎드렸다. 그러자 바늘도 그의 동작과 함께 몸에서 완전히 빠져나왔다. 금빛이 도는 붉은 액체가 좁은 바늘구멍에서 뿜어져 나오자 손을 들어 목을 누른 인어는 굴이 점점 창백해졌다. 튜브 속에 흐르던 금빛 액체는 인어의 피였던 것이다. 자신이 인어를 아프게 한 것 같아 당황한 강이서가 손을 떼려 하자 인어가 그녀의 손을 잡았다. 손바닥이 인어의 피부에 닿자 매끄럽고 차가운 것이 느껴졌다. “계속해...” 인어가 약하고 힘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도와줘.” 강이서는 그제야 뭔가 이해한 듯했다.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으나 인어는 이것들을 만질 수 없었지만 강이서는 할 수 있었다. 그래서 인어는 고통을 겪더라도 강이서가 이것들을 제거하길 바랐다. 강이서가 한마디 했다. “그럼 조금만 참아.” 고개를 끄덕인 인어는 손을 들어 머리카락을 한쪽으로 넘겼다. 백조처럼 길고 가느다란 목이 강이서의 눈앞에 나타났다. 인어의 아름다운 피부 위에 튜브가 하나씩 박혀 있었다. 어떤 것은 인어의 몸 안으로 무언가를 주입하고 있었고 어떤 것은 그의 피를 뽑아내고 있었다. 물속 깊이 들어가 있는 반투명한 튜브는 어디에 연결되었는지 알 수 없었지만 강이서는 이를 악물고 인어의 목에 있는 튜브를 잡고 힘을 주어 뽑았다. 가늘고 긴 바늘은 차갑고 날카로운 빛을 내뿜었다. 작은 바늘구멍에서 금빛이 도는 핏방울이 하나씩 떨어졌다. 인어가 고개를 숙이자 젖은 머리카락이 얼굴을 가렸다. 목이 약간 구부러지자 선명하게 드러난 뼈는 마치 백옥으로 조각한 대나무 같았다. “많이 아파?” 강이서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물었다. 머리카락으로 얼굴을 가린 인어는 눈을 꼭 감은 채 속눈썹을 가볍게 떨었다. 그러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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