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60화
전화 너머에서 들려오는 고함을 듣는 순간, 고진석은 완전히 멍해졌다.
‘이진기가 뭘 했냐고? 이진기는 아무것도 안 했잖아, 그냥 내 앞에 앉아 있을 뿐이야! 상사가 뭔가 오해한 게 틀림없어!’
“상사님, 제 말씀을 좀 들어보세요. 저는 정말로 이진기와 협상 중입니다.”
[그런데 뭐?]
전화기 너머에서 다시 한번 분노에 찬 고함이 들려왔다.
[빌어먹을, 회사 주가가 몇 분 만에 수천억 원이나 증발했다고! 그걸 아직도 모르냐?!]
이 말을 듣고 고진석은 황급히 휴대전화를 열어 주식 앱을 확인했다. 이윽고 BT 자동차의 주가가 10%나 하락한 것을 보았을 때, 고진석의 머릿속은 완전히 하얘졌다. 마치 무력감이 발끝에서 머리까지 치솟는 것 같았다.
고진석은 혼이 빠진 것처럼 의자에 털썩 주저앉았다. 이윽고 고진석의 시선은 처음엔 휴대전화에 머물렀고, 그 후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이진기를 바라보았다.
[고진석, 이 멍청이! 이 일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면, 넌 해고될 줄 알아!]
뚜-
전화가 끊겼다.
고진석은 온몸의 힘이 빠져나가는 것처럼 느껴졌고, 무의식적으로 오른손에서 휴대전화를 놓쳤다. 휴대전화는 툭 소리를 내며 바닥에 떨어졌다.
반면 이진기는 고진석의 얼굴이 창백해진 것을 보며 차갑게 웃고 있었다. 옆에 있던 손선빈 역시 무척 놀라워했다. 물론 전에 이진기가 비즈니스 쪽에서 뛰어난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말을 들었지만, 직접 본 적은 없었다.
그러나 오늘 이진기를 따라온 이후로, 단 몇 분 만에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되었다.
이 순간, 손선빈의 마음속엔 자부심과 감사함이 솟아올랐다. 손선빈은 다시 한번 이진기와 함께 일하는 것에 대해 자부심을 느꼈다. 또한, 이직을 통해 이진기를 선택한 것을 다행으로 여겼다.
“진기 사장님, 사장님이 우리의 적이 아니어서 정말로 다행입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어떻게 죽는지도 몰랐을 겁니다.”
손선빈은 한숨을 내쉬며 이마에 맺힌 식은땀을 닦아냈다.
그 말이 떨어지자, 고진석도 정신을 차렸다. 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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