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32화

소로스는 이런 황당한 말을 처음 들어보았다. 그러나 소로스의 입가에는 이내 비웃는 미소가 번지며, 큰소리로 조롱했다. “이진기 씨, 21세기예요. 그런데 언제까지 그런 구닥다리 같은 옛날 방식을 믿고 있는 거예요? 사람은 변해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죽는 것보다 더 비참한 꼴을 당하게 될 테니까요!” 이진기는 소로스가 무슨 의미로 말하는지 알고 있었지만,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는 듯 두 손을 내밀며 말했다. “누가 신경이나 쓰겠어요? 소로스 씨, 본인이 얼마나 더 발버둥 칠 수 있을 것 같으세요? 솔직히 말해서, 전 소로스 씨가 울게 될 날을 기대하고 있어요!” 이진기는 소로스에게 반박할 기회를 주지 않고, 뒤돌아 제 갈 길 가려 했다. 그러자 소로스는 얼굴이 어두워졌고, 주먹을 꽉 쥐고는 차갑게 말했다. “이진기 씨, 오늘 본인이 한 말을 꼭 기억해 둬요!” 그러나 이진기는 아랑곳하지 않고, 오랫동안 기다리던 차에 올라 손을 흔들며 유유히 떠나갔다. H 국에 와서도 위세를 부리려는 소로스에게 그 어떤 체면도 주지 않았다. 그리고 멀어져 가는 차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소로스는 마음속의 감정을 억누르고 휴대전화를 꺼내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 “죄송합니다. 임무를 완수하지 못했습니다.” 상대방은 이 말을 듣고도 전혀 놀라지 않았다. [그럴 만도 하군요. 이진기는 자격을 갖춘 사업가이자, 고귀한 정신을 가진 H 국 사람이에요. 소로스 씨를 보낸 것도 이진기의 바닥을 시험해 보기 위해서였을 뿐이에요. 이제 폴슨과 피터 몰렌을 만나러 가세요.] 소로스는 냉정한 눈빛으로 대답했다. “네.” 전화를 끊은 후에도, 소로스의 마음은 쉽게 진정되지 않았다. 엘리트들이 가득한 월가에서 소로스는 한때 일인자였다. 그런데 결국 이제 막 발전 중인 H 국의 젊은이와 겨우 비긴 것이다. 비록 이것이 최선의 결과였지만, 다른 한편으로 소로스에게는 엄청난 모욕이었다. 이제는 자신이 이진기를 찾아가 협상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 소로스의 분노는 이미 하늘을 찌를 듯했다. “이진기, 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