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12화

이경한의 말에 이진기는 잠시 당황했다. 그러나 이경한은 이진기가 어리둥절해하는 모습을 보고 만족스러운 듯 웃으며 말했다. “진기 대표님, 당신이 똑똑하다는 건 인정해요. 큰 지혜는 때로는 사람을 놀라게 한다는 말이 나와도 과장이 아닐 정도죠. 하지만 진기 대표님은 명문 가문 출신이 아니기 때문에, 우리 같은 가문 자제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잘 모를 거예요. 우리에게 있어 가문의 흥망성쇠는 최소 30년을 내다봐야 해요. 일반적인 5년, 10년, 혹은 20년 동안의 일시적인 흥망은 사실 그렇게 중요하지 않아요. 이 기간 동안 가문이 멸망할 위기가 없다면, 그건 큰 위험이 아니니까요. 우리 왕씨 가문과 반씨 가문은 이제 막 가문의 첫 30년을 지났어요. 이 30년 동안 얼마나 많은 일이 있었는지 돌이켜 보면, 우리 가문은 가장 힘든 시기였을 때, 겨우 먹고 살 수 있었을 때도 악착같이 버텨 그 시기를 잘 넘겼고 결국엔 지금의 위치에 이를 수 있었어요. 따라서 30년이라는 시간을 놓고 보면, 우리 가문 전체는 상승 곡선을 그리며 크게 발전했어요. 이 점은 기씨 가문과 모씨 가문을 보면 알 수 있죠. 이들은 건국 이전부터 존재했던 드문 가문 중 하나로, 역사적으로 우리 왕씨 가문이나 반씨 가문보다 훨씬 유구한 역사가 있는 가문이에요. 특히 모씨 가문은 최소 150년의 역사가 있죠.” 모윤석이 이 말을 듣고 살짝 웃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맞아요, 가문의 전통은 국가의 전통보다 더 오래된 경우가 많죠. 왕조가 흥망성쇠를 거듭하듯, 가문도 마찬가지예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랜 역사와 명성을 가진 가문은 중원의 공씨 가문일 거예요. 공씨 가문은 봉건 군주 시대에는 막강한 힘을 가졌지만, 지금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상징적인 존재로 남아 있게 되었어요. 하지만 공씨 가문도 그걸 크게 개의치 않아 하죠. 상징적인 존재라도 가문의 전통을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니까요. 가문이 꼭 거대한 재산이나 권력을 가져야 한다는 법은 없잖아요.” “생존, 그것이 가문의 첫 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