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95화

X 시, 바닷가. 이곳은 X 시에서 아름다운 해변 중 하나로, 관광객뿐만 아니라 현지인들도 바다를 보며 마음을 쉬기 위해 자주 찾는 곳이다. 파도가 일렁이고 발밑의 하얀 모래는 부드럽고 섬세하여 발을 디딜 때 오히려 포근한 느낌을 준다. 곽안우와 곽정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이곳에서 산책하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 곽안우는 평소의 오만함과 거칠함을 잃고, 약간 고민이 있는 듯 미간을 살짝 찌푸리고 있었다. 그런 곽안우의 얼굴은 오히려 부드러워 보였다. 곽정은 곽안우가 마음이 무거운 것을 눈치채고, 화제 전환 겸 말했다. “다음 달에 해외 대회가 있어서 며칠 후에 연습하러 GJ시에 가야 해. 그때가 되면 너랑 못 놀아줘.” 그러자 곽안우가 웃으며 말했다. “괜찮아, 내가 찾아가면 되지.” 곽정은 코를 찡긋하며 말했다. “매번 네가 특권을 이용해 들어오면 우리 코치가 입으로는 말 안 해도 속으로는 불편해해.” 곽안우는 눈썹을 치켜 세우며 말했다. “불쾌해? 너한테 뭐라고 했어?” 곽안우는 말하면서 벌써 그 코치를 어떻게 골탕 먹일지 계산하고 있었고, 그 특유의 오만함이 다시 얼굴에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러자 곽정이 서둘러 말했다. “아니야, 우리 코치 사실 좋은 사람이야. 다만, 우리 선수들에겐 성적과 금메달이 가장 중요하니까 그럴 뿐이야.” 곽안우는 단숨에 말했다. “그럼 그만둬. 내가 너 먹여 살리는데 문제없어.” 곽정은 입을 가리고 웃으며 말했다. “너도 아직 집에서 주는 걸로 먹고 살잖아.” 곽안우는 이 말에 바로 기운이 빠진 듯한 표정을 지었다. 곽정은 자기가 실수했다는 것을 깨닫고 서둘러 사과했다. “미안해, 그런 뜻은 아니었어.” 곽안우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손을 흔들며 크게 웃었다. “나야말로 그런 뜻은 아니었어. 네 말에 불쾌한 게 아니야. 나 원래 집에서 주는 걸로 먹고사는 거 맞잖아. 우리 집 돈이면 내가 열 번의 생을 살아도 문제없을 거야. 난 내가 좋은 집안에서 태어난 거 자랑스러워.” 곽정은 말문이 막혔지만, 곽안우가 다시 익숙한 모습으로 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