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29화

시차 때문에 X시는 이제 막 새벽이 밝았지만, M국은 조명이 처음 켜지는 시간이었다. 별장 안, 수영장 가의 누워있는 의자에서, 비키니를 입고 놀고 있는 금발 여자들을 바라보며, 허웅은 붉은 와인 잔을 들고 의미심장한 눈빛을 보냈다. 허웅이 이 여자들을 바라보는 눈빛은, 마치 포식자가 자기 먹이를 바라보는 듯한 눈빛이었다. “M 국이든, X시든, 사실 똑같아요. 이 여자들, 부자 남성만 보면 발정 난 암캐처럼 달려들죠.” 허웅이 금발 여자아이를 가리키며 옆에 있는 이철기에게 웃으며 말했다. “저 여자 봤어? 오늘 오후에 내가 나가서 보니까 본인 남자 친구랑 함께 쇼핑하고 있더라고. 내가 10만 달러를 주며 저 여자 남자 친구에게 여자 친구를 내 방으로 보내 달라고 했거든? 그런데 저 여자가 본인 남자 친구보다 더 행복해하더라.” 그러자 이철기는 삐딱하게 말며 무관심하게 대꾸했다. 이철기는 허웅은 달랐다. 이철기는 그냥 여자에게 별 관심이 없었다. 정말 관심이 있다면, 그것은 단지 일반 남성의 일반적인 욕구일 뿐, 허웅처럼 음란하지는 않았다. 진정으로 이철기의 피를 끓게 하는 것은 돈과 권력이었다. 그래서 이철기에게 허웅의 취미가 정말 저급하다고 느껴졌다. “X시 문제는 정말 완벽하게 처리할 수 있겠어?” 이철기가 물었다. 그러자 허웅이 태연하게 말했다. “문제없어, 이진기 그들이 아무리 능력이 있어도 X시에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잊지 마. 몇 명 숨기는 건 정말 쉬워. 방금 거기 사람들과 통화했는데 잘 숨고 있다고 하네. X시 HG 안에는 없다고 하네. 게다가, 곧 주식 시장이 열릴 거야, 주식이 폭락하면 우리는 현금을 챙겨서 떠나면 그만이야. 그때 이진기가 김나희를 찾든 말든 우리랑은 상관없어.” 이철기는 미세하게 눈살을 찌푸렸다. “그래도 조심하는 게 좋을 거야, 중요한 일이니까. 우리 세 가족이 마지막 유동 자금까지 다 투자했어. 문제가 생기면 너나 나나 감당할 수 없는 결과가 닥칠 거야.” “알았어, 알았어.” 허웅은 이철기의 나이 많은 사람이 후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