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16화
“알겠습니다, 바로 준비하겠습니다.”
식당 주인은 돈을 받고 가려는 참이었는데, 등 뒤로 비치는 불빛에 청년의 얼굴을 보고는 화들짝 놀랐다. 그런 식당 주인의 모습에 청년은 눈살을 찌푸리며 소리쳤다.
“왜? 또 그렇게 쳐다보면 진짜 머리통 날려 버릴 거야!”
식당 주인은 놀라면서도 웃는 얼굴로 사과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차슈 바로 준비하겠습니다.”
말을 마친 주인은 급히 자리를 떴다.
곧 주인이 청년이 주문한 음식을 가지고 돌아왔다.
“여기, 주문하신 차슈와 사이드 메뉴입니다.”
주인은 조심스레 말하면서도 계속 청년을 살피는 듯했다.
“뭐야, 왜 자꾸 날 쳐다봐? 정신병이라도 걸린 건가?”
청년은 짜증스럽게 음식을 받아 들고는 형제를 데리고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그들이 나간 직후, 식당 안 TV에서는 긴급 뉴스가 방송되기 시작했다.
[시민 여러분, 현재 납치 용의자의 몽타주가 X시 전역에서 무료로 배포되고 있으며, 방송국에서도 반복해서 방송할 예정입니다. 용의자를 목격하신 분은 즉시 경찰에 연락하시기 바랍니다. 다음은 경찰이 공개한 용의자의 몽타주입니다.]
주인은 TV 속 용의자의 몽타주와 자신이 방금 전 받은 인쇄된 몽타주를 보며 점점 더 흥분해했다. 그리고는 믿을 수 없다는 듯 떨리는 손으로 전화기를 꺼내 경찰에 신고 전화를 걸었다.
구동필은 차슈 한 접시를 받고는 엉덩이를 툭 치며 방으로 걸어갔다.
문을 열자, 김나희가 경계하는 눈빛으로 들어서는 구동필을 바라보았다.
“그렇게 경계할 필요 없어, 예쁜이. 뭘 할 생각이었으면 벌써 했지.”
비록 자신은 납치범이고 김나희는 그저 인질일 뿐이지만, 김나희 앞에서는 어쩔 수 없이 자괴감이 들었다. 동등한 인간으로서, 그 차이가 너무 컸다. 김나희 앞에서 구동필은 자신이 쓰레기 같다고 느꼈다.
차슈를 내려놓으며 한숨을 쉬었다.
“보다시피, 난 널 납치하고 싶어서 납치하는 건 아니야. 누군가 돈을 줘서 하는 수 없이 하는 거지. 너랑 나랑 원한도 없기에 적처럼 굴 필요 없어. 이 차슈, 너 먹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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