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7화

핑크 다이아몬드의 빛은 부드럽지만 파티장 모든 사람들의 눈을 멀게 만들었다. 유지호는 꿀 먹은 벙어리처럼 서서 믿을 수 없다는 듯 곽안나 손에 들린 핑크 다이아몬드를 바라보았다. 이 순간 유지호는 두피가 저려오는 것만 같았다. 어째서? 어째서 이진기가 아무렇게나 산 이 허름한 장신구가 절세의 보물이 될 수 있단 말인가!? 보석업에 종사하는 것은 아니더라도 부짓집 아들인 유지호는 좋은 물건을 일반인보다 훨씬 많이 보았다. 그도 보는 안목은 있다. 이 핑크 다이아몬드의 가치는 절대 낮지 않다! 보이지 않는 손바닥이 자신의 뺨을 끊임없이 때려서 부은 것만 같은 느낌이었다. 유지호는 이를 악물고 두 눈이 충혈될 정도로 질투가 나서 미칠 지경이었다. 지금 이 순간 그가 아까 했던 조롱은 마치 바보 혼자서 즐거워했던 것만 같았다. “천사의 마음에 정말 비밀이 있었다고?” 이민준은 믿을 수 없다는 듯 중얼거렸다. 그의 이 말은 대부분의 사람들의 마음을 표현했다. 시작 전 사회자가 천사의 마음에 비밀이 있다고 말했고, 오신란 여사가 이를 위해 10여 동안 연구했다고 했을 때도 모든 사람들은 이것이 단지 술수에 불과하다고 생각했다. 어쩌면 오신란 자신도 속았을지도 모른다. 아무튼 이런 말에 정말 신경 쓰는 사람은 없었다. 그러나 지금 일어난 반전으로 모든 사람들은 따귀를 세게 맞은 것만 같았다. “핑크 다이아몬드가 뭐 어쨌다는 거야? 이 다이아몬드가 아무리 비싸도 200억은 안될 건데, 호구인 건 변하지 않는 거 아니야?” 이민준이 입을 열어 조롱했다. 그는 이진기가 사람 앞에서 멋있어 보이는 걸 보고 싶지 않았다. 옅은 구름과 살랑이는 바람이 마치 그의 심장을 찌르는 것만 같았다. 왜냐면 이민준은 이틀 전 자신이 이진기 앞에서 무릎을 꿇을 뻔했을 때도 이진기가 이런 표정을 했던 것이 절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맞아요! 호구일 뿐이죠!” 유지호가 이를 악물고 말했다. 차가운 비웃음과 함께 이민준은 계속 불을 지폈다. “왜 그렇게 목에 힘이 들어간 건지 모르겠단 말이야, 역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