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01화
현명한 사람들 사이에서는, 설령 멀리 떨어져 있어도 간결한 한 마디로 서로의 의도를 이해할 수 있다.
조형석은 이진기가 한가해지면 GJ시에 와서 긴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고 했다. 이 말의 뜻은 지금 이진기가 바쁘니 길게 이야기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었다.
반면 이진기는 시간이 나면 갈 것이라고 답했다. 이는 이진기가 조형석의 암시를 이해하고 당분간 GJ시에 갈 계획이 없음을 의미했다.
“조형석이라.”
이진기는 실눈을 뜨고 반종현에게 전화를 걸었다.
[어떻게 된 거예요?]
전화는 금방 연결되었다.
“종현 도련님, 혹시 조형석 씨를 아세요?”
이진기는 서두르지 않고 물었다.
전화 저편에서 무슨 일을 하고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반종현은 잠시 멈춘 뒤, 적절한 장소로 옮겨간 후에야 말하기 시작했다.
[혹시 그 사람이랑 만났습니까?]
“아뇨, 중간 사람을 통해 한 마디만 나눴어요. 꽤 흥미로운 분이더군요.”
반종현은 흥미롭다는 듯이 웃으며 말했다.
[하긴, 조형석 씨는 그런 사람이죠. 누구보다도 애매모호한 입장을 잘 취하시는 분이시라. 만약 이번 일에 조형석을 끌어들이려는 생각이 있다면, 그런 생각은 버리는 게 좋을 겁니다.]
“왜죠?”
이진기가 물었다.
[하하.]
반종현은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이진기 씨는 모르겠지만 이건 우리 세 가문과 관련이 있는 일이죠. 우리 집은 대대로 비즈니스를 하던 집안입니다. 나라가 세워지기 전에는 남부에서 가장 큰 지주가 우리 집이었죠. 한편 이경한 씨 집안은 상업과 정치를 겸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20년 동안 상황이 점점 더 악화하는 바람에, 상인들이 정치 체제에 개입하는 걸 허용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법에 명시된 것처럼 말이에요.]
[그래서 이씨 집안은 지금 주로 상업에 집중하고 있어요. 또한 그들 집안의 역사가 복잡하니 정치에 다시 발을 들이기는 어려울 겁니다. 마지막으로 조씨 집안은……, 이건 이진기 씨에게만 말하는 건데 조씨 가문의 뿌리는 정원 안에 있어요. 무슨 뜻인지 알겠어요? 상업도 하긴 하지만 대부분은 반 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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