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화
구름 펜션
이 지역에서 가장 유명한 개인 클럽이다. 이 펜션을 꾸린 사람의 배경이 어마어마하다는 소문만 들었다.
이곳에 대해 이진기도 들은 바가 있다. 그가 전생에 출근한 회사의 사장님도 이곳 회원이었다. 그러나 구름 펜션의 사장님에 대해서는 그도 아직 들은 바가 없었다.
현재, 구름 펜션의 문 앞에 서 있는 그는 이 지역 금융권에서 소문난 실력파였다.
“진기야, 왔구나.”
장기현이 그를 맞이했다. 그의 곁에는 예쁜 파트너가 있었다.
이런 파티의 주인공은 대부분 남자들이었다. 남자들의 실력을 확실하게 알아볼 수 있는 방법 중의 하나가 바로 그들의 파트너였다.
장기현이 함께 파티에 참석한 파트너는 누가 보아도 김나희의 상대가 아니었다.
“기현 형, 이런 기회를 주셔서 고마워요.”
장기현이 손을 저으며 말했다.
“우리 동생 실력은 내가 잘 알지. 내가 없어도 이 모임에 참석할 수 있어. 나는 너의 이름을 먼저 조금 빌렸을 뿐이야.”
“사람들이 다 도착했어. 네가 녹두 코인에서 다룬 주식을 의논하고 있어. 같이 들어갈까?”
장기현이 웃으며 말했다.
“네.”
고개를 끄덕인 이진기는 조금도 주눅이 들지 않았다.
김나희가 그의 곁에서 그의 팔짱을 꼈다. 연예인 같은 미모로 벌써 수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았다.
신분을 따지면 김나희의 신분이 이 자리에 있는 사람들의 신분보다 한 단계 높았다. 그녀의 아버지는 바로 이 구역에서 돈이 제일 많은 재벌이었다. 김나희도 주눅이 들지 않고 당당하게 앞으로 걸었다.
장기현은 이진기와 함께 모임이 시작된 장소로 갔다. 슈트를 입은 남자들이 웃으며 사업을 의논하고 있었다.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그들의 파트너가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눈치 빠른 김나희가 이진기에게 말하고 파트너들이 모인 곳으로 갔다.
“동생, 개인 비서는 마음에 들어?”
장기현의 낮은 목소리가 이진기의 귓가에 속삭였다.
“네.”
이진기는 살며시 웃으며 한마디 대꾸했다.
장기현은 아직 김나희의 진짜 신분을 모르는 것 같았다. 그러지 않고서야 자신의 개인비서로 보내지 않았을 것이다.
이 구역 제일 돈이 많은 집 딸이라는 사실을 안다면 놀라 뒤로 자빠질지도 모른다.
“여러분, 제가 주식의 신을 데려왔어요!”
장기현의 한마디가 모든 사람의 주의를 끌었다.
많은 사람들의 호기심이 담긴 눈빛이 이진기의 몸에 머물렀다.
그들은 젊은 나이의 이진기에 대해 궁금한 것이 많았다.
이 모임에 있는 사람들은 이미 35살을 뛰어넘었다. 그들 사이에서 20살이 갓 넘긴 이진기는 유난히 빛나 보였다.
“이 분이 바로 얼마 전, 녹두 코인에서 기적을 창작한 사람인가요?”
중년의 남자가 물었다.
장기현은 싱글벙글하며 말했다.
“제가 다니는 은행에서 계정을 개통하였는데 제가 거짓말이라도 할까 봐요?”
“잘 지내야 되겠네요. 주현욱이라고 해요. KG 투자 그룹 대표에요.”
주현욱이 손을 내밀며 인사를 건넸다.
“이진기에요.”
이진기도 간단하게 자신을 소개하며 손을 맞잡았다.
얼마 전, 눈부신 성과로 이기진은 아주 쉽게 이 모임에 합류했다.
아무 사람이나 5개월 사이에 본금 1억 5천만 원으로 25억을 만들지 못한다.
이 모임에 있는 사람들은 그런 이진기가 매우 신했다.
그때, 장기현이 우쭐거리며 말했다.
“다들 아직 모르실 거예요. 얼마전 제 동생이 주식시장에 3억을 투자하고 3배를 벌었어요.”
“와! 그렇게 대단해?”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 이진기를 보는 눈빛이 달라졌다.
한 번은 운이었어도 짧은 시간 안에 두 번째 성공을 이루어낸 것은 실력이다. 3배의 이윤, 이 모임에 있는 사람들도 힘들 거라고 생각했다.
“진짜 주식시장의 신이네!”
주현욱이 감탄을 금치 않았다.
“내가 우리 동생과 같은 나이에 어느 클럽에서 허세나 떨고 있었어요. 이렇게 대단한 사람이 되지 못했어요.”
“현욱 형님 과찬이십니다. 제가 어떻게 주신의 신이 되겠어요. 사람들이 저를 놀릴 거예요.”
이진기가 겸손하게 말했다.
이진기가 금융기업 사장님들과 웃고 떠드는 사이, 연회장의 문이 열리고 사람들이 들어왔다.
양요한의 팔짱을 끼고 들어온 사람은 바로 하윤정, 왕종민은 그들의 뒤에 있었다.
얼마 전 왕종민은 하윤정의 돈을 주식에 넣고 큰 손해를 보았다. 그녀가 왕종민의 바짓가랭이를 잡고 돈을 돌려달라고 하자 왕종민이 그녀에게 양요한을 소개해 주었다. 양요한의 인정을 받으면 몇십억도 쉽게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하윤정은 어떤 여자인가? 돈이라면 사족을 쓰지 못하는 사람이다.
돈을 위해 그녀는 무슨 일이던 할 수 있었다.
자신이 잡은 사람이 양요한이라는 사실에 그녀는 양요한만 잘 잡으면 자신의 인생에 꽃길이 펼쳐질 거라고 믿었다.
양요한은 하윤정의 예쁜 얼굴과 눈치빠른 것을 보고 그녀와 함께 모임에 참석했다.
그녀에게 자신의 능력과 지위를 보여주고 싶었다.
“어머, 여기 너무 화려해요. 이런 스타일 저는 한 번도 보지 못했어요.”
하윤정은 흥분한 표정으로 연회장 내부를 둘러보았다.
이번에 돌아가면 그녀는 자신의 친구들에게 마음껏 자랑하고 싶었다.
구름 펜션은 아무 사람이나 들어올 곳이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녀가 중얼중얼 거리며 말했다.
“이런 펜션을 얼마나 클까요? 로비만 해도 우리 집 3개를 합친 것보다 커요. 이런 펜션은 60억이 넘겠죠?”
그녀의 중얼거리는 말을 들은 왕종민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
“촌스럽긴, 여기 리모델링만 60억이 넘어. 모르면 입 닫고 많이 봐. 웃음거리가 되지말고.”
하윤정은 입을 꼭 닫았다. 이 자리에 있는 사람들 그 누구에게도 실수를 저질러서는 안돼.
양요한이 펜션에 들어서자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같은 모임을 참석하는 사람이라도 실력의 차이가 났기 때문이다. 양요한은 모임에서 제일 능력이 많은 사람이었다.
이 구역에서 제일 돈이 많고 인기가 많은 양요한이 나타나자, 사람들이 벌떼처럼 모여들었다.
“저기에 가서 조금만 기다려. 친구들과 할 말이 있어.”
양요한이 하윤정에게 말했다.
하윤정은 줄곧 이곳의 화려함과 웅장함에 감탄했다. 그녀는 양요한의 말에 알겠다고 하고 조용히 자리를 떴다.
하윤정의 뒷모습을 본 양요한은 그녀의 태도에 만족했다. 그는 자신의 말을 잘 듣는 순한 여자에게 끌렸다.
이런 여자는 그의 관심을 받을 자격이 충분했다.
연회장 한편에 도착한 하윤정은 이곳의 화려한 장식과 사람들의 몸에 걸친 명품을 보고 감탄했다.
왕종민도 그들 사이에 끼고 싶었지만 자격 미달이었다. 오늘도 양요한이 없었다면 그는 이 펜션에 들어올 자격도 없었다.
몇 번의 퇴짜를 맞고 그도 하윤정의 곁에 쪼르르 달려왔다.
“오빠, 저 케이크 좀봐. 20층이 넘어. 나 저렇게 큰 케이크 처음봐.”
하윤정은 멀지 않은 곳에 놓인 대형 케이크를 보며 감탄했다.
그녀는 처음 이렇게 사치스러운 케이크를 보았다.
“엄청 비싸겠지.”
“이런 연회를 한번 개최하는 것도 어마어마하게 돈이 많이 들어. 5억.”
왕종민의 말을 들은 하윤정은 연회장을 보며 감탄했다.
“이게 진짜 상류사회지.”
“5억!”
하윤정은 두 눈을 크게 떴다.
그녀는 평생 그렇게 많은 본 적도 없는데 이 사람들은 그 돈으로 파티를 한다고?
“윤정아, 저 사람 이진기 아니야!?”
왕종민의 말에 하윤정은 그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오빠가 잘못 봤어. 이곳이 어떤 곳인데. 이진기 그 거지새끼가 여길 어떻게...”
하윤정은 말을 채 끝내지 못했다. 그녀는 머지않은 곳에서 보이는 이진기의 그림자에 말문이 막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