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09장

강력한 음양의 기운이 박진경의 경락을 사정없이 휘저었는데 마치 수많은 날카로운 칼날이 그녀의 경락을 찌르는 듯했다. 만약 이천후가 기운으로 보호하지 않았다면 박진경의 경락은 이미 찢어졌을 것이다. “봐, 이 아이가 버티질 못하고 있잖아. 하... 무지함이 사람을 죽인다니까. 이제 곧 시체 수습할 준비나 해.” 유충재는 옆에서 가슴을 치며 안타까워했다. 그에게 조금이라도 방법이 있었다면 이천후가 이렇게 제멋대로 하도록 두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천후는 온 정신을 집중해 손을 박진경의 아랫배에 올렸다. 그런데 마치 바람 빠지지 않은 꽉 찬 타이어에 공기를 더 넣으려는 것처럼 아무리 눌러도 기운이 내려가지 않았다. ‘기해여, 열려라!’ 이천후는 속으로 이렇게 외치며 강력한 기운을 억지로 박진경의 아랫배로 몰아넣었다. 그러자 원래 좁쌀만 했던 기해가 순식간에 수십 배로 커졌다. 박진경의 아랫배가 갑자기 부풀어오르고 배 속에서 꾸르륵거리는 소리가 나더니 갑자기 온몸이 위로 치솟았다. 박진경의 입이 절로 벌려졌고 그녀는 긴 함성을 내질렀다. 그 소리는 마치 끓는 물이 주전자에서 쏟아져 나오는 소리처럼 컸다. 동시에 뜨거운 기운의 일부가 얼굴을 타고 머리로 치솟더니 관자놀이 부근에서 멈추는 것을 느꼈다. 그러다가 아랫배와 관자놀이가 마치 부풀어 오른 것처럼 느껴졌고 찢어질 듯한 극심한 고통은 순식간에 물러갔다. 그 순간 박진경은 갑자기 몸 전체에 힘이 넘쳐나는 것을 느꼈다. 그녀는 심지어 이상한 기분이 들었는데 눈앞에 소 한 마리가 있다면 주먹 한 방으로 쓰러뜨릴 수 있을 것 같았다. “다 됐어요.” 이천후는 동작을 멈추고 숨을 길게 내쉬었다. 그의 놀라운 능력 덕분에 박진경의 위기는 완전히 해결되었고 그녀는 오히려 전화위복을 맞이하게 되었다. 이천후의 유도로 박진경의 몸에 꽉 찼던 음양의 기운은 그녀의 기해에 모여들어 순수한 내공으로 변했다. “다 됐다고? 이 녀석아, 아직도 나를 속이려는 거야? 이 아이는 네 실수로 이미 죽은 거 아니야?” 유충재는 이천후를 흘겨봤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