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5장
이천후는 고물 시장에서 많은 물건을 사들고 강둑을 따라 집에 가려고 했다.
강둑에는 사람이 적으니 이곳에서 신행보를 선보일 예정이었다.
이것은 길을 재촉하는 보법의 일종으로 걸으면 자동차의 속도와 비슷하다.
그는 실력을 회복한 후 아직 사용해 보지 못했었다.
하지만, 이천후가 막 다리 끝에 도착했을 때 트렌치코트에 선글라스를 낀 여자가 보였다.
그 아름다운 보디라인은 그녀가 누군지 한눈에 알게 했다.
임은설.
임은설도 이천후를 봤다. 서로 두 눈이 마주치자 그녀의 심장이 저절로 두근거렸다.
뒤이어 그녀가 빠른 걸음으로 다가왔다. 트렌치코트 밑의 늘씬하고 아름다운 다리로 성큼성큼 내디디며 금세 가까이 왔다.
임은설이 선글라스를 벗자 쓸쓸한 얼굴에 미소가 떠올랐다.
“역시 와줬네요, 난 당신이 정말 무정한 사람인 줄 알았어요.”
“오해하지 마. 난 단지 고물 시장에 물건을 사러 왔을 뿐이야.”
이천후가 손에 들고 있던 물건들을 흔들었다.
“어떤 이유에서든 이런 특별한 날에 우리 또 만났잖아요.”
임은설의 긴 머리가 바람에 휘날렸다. 석양볕은 한 층의 짙은 금빛을 입었다.
“우리 같이 걸어요.”
이천후는 그녀의 뒤를 한번 힐끗 보더니 다시 주위를 둘러보고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두 사람은 강둑에 올라 나란히 걸었다.
그들은 묵묵히 걸을 뿐, 주위에는 파도 소리만 들려왔다. 20여분 동안 계속 걸어서야 어느 계단 앞에서 멈춰 섰다.
여기에서 올라가면 장아주머니 만두 집이 있는데 너무 맛있어서 두 사람 다 즐겨 먹는다.
예전에는 매년 결혼기념일에 거나 강둑을 산책할 때면 이곳에서 만두 두 그릇을 먹곤 했다.
다년간의 습관이 그들을 약속이나 한 듯 멈추게 했고 서로 마주 보고 웃게 했다. 아름다운 추억들이 뇌리를 스쳐 지나갔다.
“예전엔 매번 당신이 밥 사줬잖아요. 오늘은 내가 살게요.”
임은설은 활짝 웃었다.
역시 아늑한 가게였다. 두 사람은 문앞의 작은 테이블에 앉았다. 마치 오랜 친구처럼 분위기가 화기애애했다.
임은설은 이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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