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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장

병원에서 나와 차에 타려고 할 때 한아연이 웃으면서 이천후를 바라보았다. “이젠 호칭을 바꿔 불러야 겠네요. 이 사장님.” 이천후가 웃어 보였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누군가 그를 이렇게 불렀다. 이걸 새로운 성과라고 할 수 있을까? “하하, 앞으로 밥 먹을 곳이 생겼네요. 우리 사이에 공짜로 먹게 할 거죠? 이 사장님?” 활짝 웃는 한아연은 기분이 좋아 보였다. “공짜? 그럴 리가. 다른 사람은 몰라도 넌 안 돼.” 이천후는 한아연에게 농담을 건넸다. 그녀는 운해에서 가장 부유한 여자인데 어떻게 먹튀를 하게 내버려 둘 수 있을까. 이천후도 기분이 좋았다. 고급 식당을 거저 얻어서가 아니라 설목한석을 손에 넣었기 때문이다. “이천후, 넌 정말 배신자야. 나한테도 돈을 받겠다고? 흥! 나 화났어.” 한아연의 얼굴에 웃음기가 사라지더니 팔장을 끼고 굳은 얼굴을 한 채 입을 삐죽거렸다. 이천후는 그녀를 힐끔 보고는 의아해졌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기분이 맑은 날씨였는데 순식간에 검은 구름으로 뒤덮이다니. 여자의 마음은 바늘로 꿰뚫는 것과 같다는 말이 거짓은 아닌 듯하다. “흥!” 한아연은 더 큰 소리로 콧방귀를 뀌더니 입도 더 세게 삐죽거렸다. “됐어, 서둘로 약원에 가자. 법진을 설치해야겠어.” 이천후가 말했다. “진심이야?” 몇 초 멍해 있던 한아연이 의아한 표정으로 이천후를 바라보았다. “진심이지 그럼, 내가 이렇게 뛰어다닌 게 설목한석 두 개 때문이잖아?” 이천후가 고개를 끄덕였다. 맙소사! 한아연은 눈앞이 까맣게 변하는 것만 같았다. 이 녀석은 연애 세포가 없는 거야? “여자가 화났을 때, 남자가 달래줘야 하지 않아? 아니면 포옹이라도 해주던가?” 그녀는 이천후에게 솔직하게 말을 했다. “아, 화내지 마.” 이천후는 의자 등받이에 기대어 귀찮은 듯 말했다. “화는 몸에 안 좋아.” 풉! 이천후의 말에 한아연은 피를 뿜을 뻔했다. 이 녀석은 정말 여자를 달릴 줄 모르는 녀석이다! 붕! 한아연이 엑셀을 세게 밟자 엔진이 짐승처럼 큰 소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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