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09장
이천후는 고등학교 시절을 보낸 의양읍에 도착하자 마음속에 약간의 파문이 일었다. 고등학교 3년 동안 이곳에서 생활했기에 몇몇 사람들과의 추억이 희미하게 떠올랐다. 다른 기억들은 흐릿했지만 임소희라는 이름의 소녀에 관한 기억만은 선명했다. 임소희는 노래를 아주 잘 불렀었다.
임소희는 한때 그를 쫓아다녔었는데 그에게 아주 잘해주었었다. 이천후는 집안 사정이 어려워 늘 절약하며 생활했는데 임소희는 이천후가 굶을까 봐 매일 점심마다 집에서 싸온 도시락을 건네주곤 했다.
하지만 이천후는 임소희를 동생처럼 생각했고 연애 대신 공부에 매진했다. 그는 열심히 공부해 좋은 대학에 가서 어머니에게 더 나은 삶을 살게 해주고 싶었다. 그러나 대학 입학 통지서가 오기도 전에 그의 어머니는 이씨 가문의 심장파열장 공격에 의해 목숨을 잃고 말았다.
잠시 그때의 기억이 머리를 스쳤지만 이천후는 이를 떨쳐내기로 했다.
노이진과 만났을 때는 이미 저녁 무렵이었다. 노이진은 평범한 옷차림이었지만 피부는 창백할 정도로 하얗고 가녀린 몸매와 오밀조밀한 이목구비는 청순함을 자아냈다. 마치 깨끗한 물 속에서 피어난 연꽃처럼 맑았다.
“차에 타.”
이천후는 노이진이 차에 오르고 나서야 물었다.
“네가 본 그게 정말 너희 문파의 비밀 연락 신호가 맞아?”
“네, 맞아요.”
노이진은 고개를 끄덕이며 이천후를 바라봤다.
“천후 씨, 요즘 얼굴이 좀 수척해지셨네요.”
이천후는 코를 만지며 무심하게 웃었다. 한아연의 일 때문에 스트레스가 많았고 또 빙붕산 할머니까지 끼어들면서 압박감이 심했다. 그래서 살이 빠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천후는 굳이 이런 이야기를 하고 싶지 않았기에 화제를 돌렸다.
“아까 네가 말한 그게 네 선배가 남긴 흔적일 수도 있다고 했지?”
노이진은 고개를 끄덕이며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네, 분명 채아 선배가 남긴 거예요. 선배가 저한테 밤빛 술집에서 만나자고 했어요.”
“왜 노채아일 거라고 확신하는 거야? 노유정일 가능성은 없어?”
이천후는 의아해했다.
“안 그래도 제가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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