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89장

유아현이 중독된 정도는 아직 심각하지 않았다. 흑초의 독이 오장육부까지 침투하지 않았으니 약을 복용하기만 하면 독을 제거할 수 있었다. “뭐라고요? 그게 정말인가요?” 이천후의 말을 들은 유나영은 성숙하고 매혹적인 얼굴에 기쁨이 번졌다. “정말이라뇨. 제가 사모님을 속이기라도 할까 봐요?” 이천후는 무심하게 유나영을 흘끗 보았다. “아니요. 천후 씨, 내가 너무 기뻐서 그래요. 처음으로 아현이의 병이 나을 수 있다는 말을 들었어요. 고마워요. 정말 고마워요. 난...” 유나영은 감격에 겨워 말을 잇지 못했다. 그러자 이천후는 손을 휘저으며 기뻐서 어쩔 줄 모르는 유나영을 말렸다. “천후 씨는 우리 유씨 가문의 은인이에요. 무엇이든 말만 해요. 천후 씨의 큰 은혜에 보답할 수 있다면 난 전 재산을 바쳐도 아깝지 않아요...” 유나영은 감사에 찬 표정으로 말했다. 그러나 이천후는 고개를 저었다. “그건 중요하지 않아요. 중요한 건 사모님의 따님이 누군가의 손에 의해 해를 입었다는 거예요. 이 사실을 알고 있었어요?” 그 말에 유나영의 눈빛이 순간 날카로워졌고 눈에 차가운 기운이 서렸다. “알고 있어요. 아현이가 혼수상태에 빠지기 전에 한 스님이 자기 등을 때렸다고 말했어요. 그 이후의 일은 기억하지 못하는 것 같았고요. 이미 사람을 보내 조사를 하고 있어요.” “그래요?” 이천후는 속으로 기뻤다. 중요한 단서를 찾은 셈이었다. 그 스님만 찾아낸다면 흑초석을 찾을 가능성이 컸다. “그 스님은 찾았나요?” 이천후는 유나영을 똑바로 바라보며 진지하게 물었다. “아직은 못 찾았어요. 하지만 이제 실마리가 잡혔으니 곧 그 스님을 찾을 수 있을 겁니다.” 유나영은 차가운 목소리로 답했다. “그래요. 그 스님을 반드시 찾아내고 바로 나에게 알려줘요.” 이천후가 당부하자 유나영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천후 씨가 말하지 않아도 나는 우리 아현이의 복수를 위해 반드시 그 스님을 잡아낼 겁니다!” “아니요, 아니요.” 이천후는 고개를 저었다. “그 스님은 사모님이 상대할 수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