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82장

이천후가 노이진과 통화를 마치고 조용히 생각에 잠겨 있을 때 갑자기 밖에서 날카로운 휘파람 소리가 들려왔다. 그의 생각이 방해받은 순간 이어서 바이크 엔진 소리가 멀리서부터 들려오기 시작했다. 그 소리는 점점 가까워졌고 마침내 천둥처럼 크게 울렸다. 그 소리는 밤의 고요함을 깨고 귀를 찔렀다. “무슨 소리죠? 제가 나가서 확인해보겠습니다.” 심명수는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이렇게 큰 소리라면 이천후의 수련을 방해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괜찮아요. 아마 어린 놈들이 근처에서 바이크 타고 노는 것 같아요.” 이천후는 미소를 지었다. 자운산의 별장은 산 중턱에 위치해 있고 면적이 넓으며 주변의 도로는 평평하고 길게 뻗어 있었다. 젊은이들이 이런 곳에서 바이크를 타며 노는 것도 이해할 만했다. “밤늦게 이렇게 시끄럽게 놀다니,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준다는 생각은 안 하는 건가?” 심명수는 약간 불만스럽게 중얼거렸다. 바이크 소리가 멀어지면서 심명수도 더는 신경 쓰지 않았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그들이 다시 돌아왔다. 이번에는 더 가까이 다가왔고 별장 근처에 다다르자 바이크의 소리는 더욱 커졌다. 마침내 몇 대의 바이크가 별장 담장 밖에 멈췄다. 그들은 멈춰서도 가만히 있지 않고 바이크 엔진을 미친 듯이 돌리기 시작했다. 개조된 배기구에서 터져 나오는 소리는 거대한 야수가 포효하는 듯했고 바이크 꼬리 쪽에 달린 확성기에서는 북을 두드리는 듯한 굉음이 울렸다. 그 소리는 거의 귀청을 찢을 듯했다. “새끼들, 일부러 저러는 거 아니야? 정말 괘씸하네!” 담장 밖에서 들려오는 귀를 찢는 소리에 심명수의 얼굴은 어두워졌다. 그는 크게 한 걸음 내디뎌 밖으로 나갔다. 심명수가 나오자 젊은이들은 급히 바이크를 몰고 도망쳤다. 하지만 그가 별장으로 돌아오자 그들은 다시 몰래 돌아와 담장 밖에서 소란을 피우기 시작했다. “별장 안의 사람들은 들어라! 내일까지 당장 이곳에서 나가. 그렇지 않으면 후회하게 될 거야!” 그들 중 한 명이 확성기를 들고 별장 안을 향해 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