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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3장

백지민이 뒤를 돌아보니 이천후가 따라나온 것이 보였다. 그녀가 말을 꺼내기도 전에 이천후가 먼저 말했다. “나도 같이 갈게요.” 이천후는 누구에게든 신세를 지는 걸 좋아하지 않았다. 백지민이 오늘 밤 그에게 큰 도움을 준 만큼 그는 은혜를 갚고 싶었다. 원래는 그녀가 떠날 때 몰래 40만 원을 그녀의 가방에 넣으려고 했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그녀의 아들을 도와주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인 듯했다. 백지민은 처음에 이천후의 제안을 거절하려 했다. 하지만 생각해 보니 아들은 이미 커버렸고 그녀 혼자서 아들을 안고 다니기에는 힘에 부쳤다. 남자가 도와준다면 확실히 도움이 될 것 같았다. 그들은 한참 동안 택시를 기다렸지만 한밤중이라 인근에는 사람도 없고 택시도 거의 없었다. 백지민은 초조한 마음에 눈물까지 흘리기 시작했다. “다 그쪽 때문이에요. 그쪽이 청소해 달라고 하지 않았다면 난 벌써 집에 도착했을 거예요!” 백지민은 화난 눈빛으로 이천후를 쳐다보았다. 뻘쭘한 이천후는 코를 만지며 무슨 말을 하려고 했지만 그때 마침 손가락으로 길을 가리키며 말했다. “택시가 왔네요.” 백지민의 집은 이곳에서 꽤 멀어서 차로 거의 한 시간을 달려서야 집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동안 백지민은 초조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집으로 여러 번 전화를 걸었다. 그 통화들을 통해 이천후는 백지민이 한 아이의 싱글맘이며 그 아들이 열 살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백지민의 아들은 한 살 때 예방주사를 맞다가 변질된 백신을 맞아 심각한 후유증을 겪었다고 한다. 나중에 목숨은 건졌지만 아들의 두 다리는 영구적인 장애를 입었다. 다리가 절게 된 것이다. 백지민은 아들의 치료를 위해 집안의 모든 재산을 탕진했다. 아이의 아버지는 그들을 버렸고 백지민은 혼자 아들을 키우며 병원 치료를 이어갔다. 의료비는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비쌌고 그녀가 이렇게 몸을 팔게 된 것도 현실이 그녀를 강제로 내몬 결과였다. 백지민의 아들을 보자마자 이천후는 눈살을 찌푸렸다. 넘어져서 다친 것은 큰 문제가 아니었지만 다리의 장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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