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36장
천기태는 약탕을 들고는 입에 가져갔지만 바로 마시지 않고 코를 가져다 대고 냄새를 맡았다. 약탕에 아무 문제가 없음을 확인한 뒤 그는 목을 젖혀 한 번에 마시려 했다. 그런데 그 순간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마치 충직한 하인처럼 무릎을 꿇고 있던 천도혁이 갑자기 고개를 들더니 어느새 손에 파란빛이 도는 단검을 들고 천기태의 복부를 향해 번개처럼 찔러 들어갔다.
천기태는 약탕에만 집중하고 있었기에 천도혁이 갑자기 공격할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게다가 둘 사이의 거리가 가까웠기 때문에 천도혁의 단검은 순식간에 천기태의 복부에 꽂혔다.
이 갑작스러운 사태에 이천후조차도 반응할 틈이 없었다. 무릎을 꿇고 있던 하인이 갑자기 주인을 공격할 거라니, 누가 상상이나 할 수 있었겠는가.
하지만 이천후는 곧 고개를 저었다. 천기태의 금강불파공이 이미 대성에 이르러 칼이나 총도 통하지 않는 경지에 도달한 터라 단검으로 그를 해칠 수 있을 리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놀라운 장면이 펼쳐졌다. 천도혁의 파란빛을 내뿜는 단검이 천기태의 몸에 그대로 박히며 완전히 들어가 버린 것이다. 이천후는 그 장면을 똑똑히 보았다. 단검이 꽂힌 부위는 흉골 아래, 배꼽 위로 세 치 정도 올라간 지점이었다.
‘저건...’
이 순간 이천후의 머릿속에 번뜩이는 생각이 스쳤다.
‘저곳은 분명 천기태의 약점이 틀림없어. 그렇지 않다면 천도혁의 단검이 결코 뚫고 들어갈 수 없었을 거니까!’
천도혁은 단검으로 천기태를 찌른 후 재빨리 몸을 뺐다. 마치 이 상황을 수없이 연습해온 것처럼 빠르고 정확하게 행동했다. 그의 손에는 벌집 모양의 물건이 하나 더 들려 있었다.
탁.
천기태는 손에 들고 있던 약탕 그릇을 내팽개치며 놀라고 분노에 찬 표정으로 천도혁을 바라보았다.
“네 이놈, 나를 배신한 거야?”
천도혁은 이제 완전히 달라진 기세로 이전의 겸손하고 순종적인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증오에 가득 찬 얼굴로 변해 있었다. 그의 눈은 핏빛으로 물들어 있었고 천기태를 향한 분노로 이를 악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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