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03장
그 사람은 다름 아닌 진희원의 사촌오빠 심명수였다. 이천후가 추적하던 흑요 고충을 지닌 청년이 바로 옆방에서 심명수를 만나고 있었던 것이다.
조금 놀란 이천후는 그들이 무슨 이야기를 나누는지 듣고자 했으나 방음이 너무 잘 되어 있어 신식으로도 정확히 들을 수 없었다.
그러나 이천후는 쉽게 포기할 사람이 아니었다. 그는 소리를 방 안으로 끌어들이려 했는데 그 순간 긴장한 채 얼굴이 붉어진 진희원을 보고는 멈칫했다.
이천후는 그녀가 오해한 것임을 직감했다. 여자를 술집으로 데려와 방에 들어가자마자 문을 닫는 행동은 오해를 사기 충분했다.
이천후는 설명했다.
“미안해요, 희원 씨. 내가 찾는 사람이 바로 옆방에 있어요. 여기가 머물기 좋은 곳은 아니지만 잠시만 참아줘야 할 것 같아요.”
진희원은 그제야 불안했던 감정을 떨치고 이마에 흘러내린 머리카락을 넘기며 말했다.
“괜찮아요. 어차피 저는 할 일이 없으니 천후 씨와 함께 있는 게 오히려 안전한 느낌이 들어요.”
그러나 진희원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이천후는 이미 단검을 꺼내들고 벽 구석으로 갔다. 단검은 마치 두부를 자르듯 부드럽게 벽에 박혔고 몇 초 사이에 네모난 벽체가 잘려 나갔다. 그제야 옆방의 소리가 또렷이 들려왔다.
진희원은 깜짝 놀라 입을 벌렸다. 이천후의 모든 행동이 그녀에게 충격으로 다가왔다. 이 벽은 철근 콘크리트로 되어 있었는데 이천후는 너무도 쉽게 그것을 잘라냈던 것이다. 게다가 그 단검은 보라색 빛이 났는데 눈이 부실 정도로 아름다웠다.
하지만 곧 진희원의 얼굴은 빨갛게 달아올랐다. 옆방에서 들려오는 소리는 대화가 아니라 격정적인 신음소리였기 때문이다. 진희원은 얼굴뿐만 아니라 목까지도 붉게 물들며 몹시 난처해했다.
그녀는 고개를 살짝 들어 이천후를 바라보았다. 그는 조금의 움직임도 없이 그 소리를 집중해서 듣고 있었다. 진희원의 마음은 덜컹 내려앉았다.
‘천후 씨가 이런 소리를 들으려고 여기로 온 것일까?’
하지만 이천후의 진지한 표정을 보고 진희원은 그가 이런 음란한 소리를 들으려던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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