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84장
한아연이 다시 정신을 차렸을 때 태양은 이미 높이 떠올라 있었고 햇살이 빙산 위에 비치면서 눈이 부실 정도였다. 그런데 그녀는 자신이 입고 있던 옷이 이미 말라 있는 것을 발견했다.
맑은 공기를 들이마시고 따뜻한 햇살을 느끼며 한아연은 살아 있다는 것이 얼마나 좋은 일인지 새삼스럽게 느꼈다. 이 모든 것이 바로 그 구슬 덕분이었다. 그 구슬이 차갑고 생명을 위협하는 밤을 견뎌낼 수 있게 해준 것이다. 그러나 다시 구슬을 바라보니 이제는 빛이 바래고 표면에 미세한 균열까지 생겨 있었다.
“하...”
한아연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이제 이 구슬도 얼마 남지 않았음을 직감했다. 아마도 하루 이틀 정도밖에 버티지 못할 것이다.
그녀는 자리에 앉아 먹을 것을 조금 꺼내 먹고 나서야 자신이 가진 음식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깨달았다. 만약 빠르게 육지를 찾지 못한다면 결국 죽음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꼈다.
그럼에도 한아연은 죽기 전에 이천후를 다시 한번 보고 싶다는 간절한 소망이 마음속 깊이 자리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그저 헛된 꿈에 불과하다는 것을 그녀도 알고 있었다.
오랜 시간이 지나 그녀는 멍하니 일어섰다. 머릿속에는 수많은 생각이 스쳐갔다.
‘엄마는 어떻게 됐을까? 천후가 엄마를 구해냈을까?’
한아연은 어릴 적부터 우미란과 함께했던 순간들이 떠올랐고 마음속에는 이루 말할 수 없는 아쉬움이 가득했다.
이대로 머물러선 안 된다고 생각한 한아연은 육지를 찾아야 한다고 다짐했다. 더 이상 이렇게 버티다가는 체력이 점점 소진될 것임을 느꼈기 때문이다.
그 순간 태양이 다시 구름 뒤로 가려지며 차가운 기운이 다시 밀려왔다. 한아연은 고개를 들어 사방을 둘러보며 이 빙산을 벗어나려면 어디로 가야 할지 고민했다. 이렇게 추운 곳에 오래 머물고 싶지 않았다.
지금은 낮이라 햇볕이 내리쬐며 온도가 많이 올라갔지만 밤이 되면 다시 추위가 찾아올 것이다. 한아연은 눈을 녹여 물을 마신 후 천천히 발걸음을 옮겨 앞으로 나아갔다.
반시간 동안이나 걸었지만 별다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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