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81장
청이의 몸에서 퍼져 나온 습기는 단순한 물기가 아니라 그녀의 체내에서 생성된 ‘옥청보액’이었다. 강력한 치유 능력을 지닌 신비로운 액체였다.
이천후와 청이는 쏟아지는 요수 떼를 뚫고 마침내 거대한 구덩이 근처까지 도달했다.
이천후는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층층이 이어진 계단이 끝없이 지하로 뻗어 있었고 그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깊고 어두웠다. 마치 끝없는 심연의 구렁텅이가 입을 벌리고 있는 듯한 광경이었다.
이미 만검귀종과 흑마산의 무리들은 모두 아래로 내려간 상태였다. 더 이상 주저할 시간이 없어 이천후는 청이의 손을 단단히 잡고 그대로 뛰어내렸다.
“청이 씨, 조심해야 해요. 만약 앞서 내려간 두 세력이 우리가 따라온 걸 알게 되면 우리를 제거하려 들 수도 있어요.”
계단에 발을 디딘 이천후가 낮은 목소리로 경고했다.
“네... 그런데 선배님, 이젠 손 놓아도 돼요...”
청이는 얼굴을 붉히며 살짝 손을 흔들었다.
그제야 이천후는 자신의 손바닥에 부드럽고 매끈한 감촉이 느껴지는 걸 의식했다. 그는 급히 손을 놓았다.
그러나 대화를 나눌 틈도 없이 수많은 요수들이 뒤따라 구덩이로 뛰어들었다.
이천후는 눈을 가늘게 떴다. 요수들이 몰려 내려오는 것은 오히려 좋은 일이었다. 그것들이 소란을 피우면 그와 청이가 눈에 띄지 않도록 가려줄 수 있으니까.
하지만 예상보다 요수들이 너무 많이 몰려왔다. 게다가 본능적인 공격성이 강해 이천후와 청이를 같은 무리로 인식하지 못하고 계속해서 달려들고 있었다.
이천후는 고민에 빠졌다. 요수들을 처치하려면 큰 소란이 불가피한데 만약 싸웠다가 소음이 커지면 앞서 내려간 만검귀종의 무리들에게 발각될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가만히 있을 수도 없었다. 이천후는 어떻게든 방어할 수 있지만 청이는 위험했다.
그때 청이가 갑자기 말했다.
“저에게 ‘형혈환변’이라는 신통이 있어요. 제 혈기를 자극하면 혈맥을 변화시켜 실체를 가진 존재처럼 보이게 할 수 있거든요. 만약 제가 혈기를 이용해 요수의 형상으로 변신하면 이 요수들은 저를 동족으로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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