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95장
이천후는 황급히 시선을 거두고 옆에 있던 한 무사에게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좌측 전방의 저 산봉우리도 금오 대왕의 광산인가요?”
“그럴 가능성이 큽니다. 이 일대 수십 리에 걸쳐 있는 광산은 전부 금오 대왕의 소유죠.”
“그 산에 대해서 좀 아세요?”
“조금은 아는데 그곳은 굉장히 위험한 곳입니다. 소문에 따르면 그곳에 다섯 명의 천왕이 지키고 있으며 금오 대왕이 초빙한 열댓 명의 선정석 전문가들도 모여 있다고 합니다. 게다가 고대 대능까지 있다고 하니 함부로 접근하면 안 됩니다.”
이천후는 고개를 끄덕였고 그 산봉우리를 한동안 응시했다. 그러다 다시 시선을 거두고 미간을 찌푸렸다. 깊은 생각에 잠긴 듯했다.
그 사이 숨을 돌릴 틈도 없이 일행은 걸어서 지정된 광산에 도착했다.
이곳은 높지 않지만 광활한 산봉우리였다. 이미 수많은 광부들이 채굴에 몰두하고 있었으며 주변에는 채찍을 든 감독관들이 서 있었다.
그들이 쥔 채찍에는 갈고리 모양의 날카로운 끝이 달려 있어 한번 휘두르면 광부들의 살갗을 뜯어낼 정도로 잔혹한 무기였다.
광부들은 여러 개의 작은 팀으로 나뉘어 있었고 각 팀을 이끄는 인물들은 금강곡을 쥔 채 광석을 파내고 있었다.
그들의 곁에 피투성이가 된 시체들이 여기저기 널브러진 채 바닥에 방치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 옆에서는 감독관들이 채찍을 휘두르며 채굴 속도를 높이라고 강요했고 고통에 찬 비명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그 모습을 바라보는 이천후의 눈빛이 점점 차가워졌다.
이곳에서 얼마나 많은 광부들이 비참하게 죽었을까. 금오 대왕과 그의 부하들이 저지른 악행은 도를 넘어섰다.
감독관들은 천왕들의 하인들이었다. 그들 또한 마땅히 처단해야 할 존재들이었다.
“어서 움직여! 빨리 자리 정하고 채굴을 시작해!”
바로 그때 얼굴이 흉악하게 일그러진 한 감독관이 철제 채찍을 손에 쥐고 냉혹한 목소리로 이천후에게 소리쳤다.
이천후는 무표정한 얼굴로 금강곡을 어깨에 짊어지고 앞으로 걸어갔다.
그때 그의 시선이 중앙에 위치한 빈 공간을 향했다.
‘중앙의 빈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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