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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55장

이천후는 눈을 가늘게 뜬 채 생각했다. 규천사가 이런 능력까지 있다니, 심지어 선천사 수준의 일도 해낼 수 있는 존재라니 뜻밖이었다. “너 같은 녀석이 규천사가 되겠다고? 참 어리석어.” 이천후는 경멸 섞인 눈빛으로 주태운을 쏘아보았다. “너 말고 이 일에 대해 아는 사람이 또 있어?” 주태운은 몸을 웅크리고 조심스럽게 답했다. “저희 아버지와 큰아버지도 아십니다.” 그는 떨리는 목소리로 덧붙였다. “관천서의 출처가 너무 대단해서 혼자 감당하기 힘들 것 같아 그분들께 말씀드렸습니다.” 그 말에 이천후의 미간이 살짝 찌푸려졌다. 일이 복잡해졌다. 주씨 가문이 반드시 사람을 보내 관천서를 빼앗으려 할 게 분명했다. “대사님, 제가 모든 걸 솔직히 말씀드렸잖습니까. 제발 저를 살려만 주십시오.” 주태운은 연신 머리를 조아리며 애원했다. ‘살려달라고?’ 이천후의 눈빛이 차갑게 가라앉았다. 주태운을 이대로 살려 보낸다면 주씨 가문 사람들이 부하들을 이끌고 반드시 복수하러 올 것이다. 게다가 주태운은 성정이 악독하기 짝이 없었다. 처음 만났을 때부터 유강섭의 손자를 죽이려 들지 않았던가. 이천후는 망설임 없이 오른발을 뻗어 주태운의 머리를 걷어찼다. 그 순간 그의 머리는 공중으로 날아가 마치 공처럼 땅에 떨어졌다. 그 후 이천후는 주태운의 불사자도 죽여서 어수환에 넣었다. 훗날 구워 먹을 고기로 쓰기 위해서였다. “지한 씨, 정리를 부탁해요.” 이천후는 유강섭이 품에 꼭 안고 있는 어린아이를 바라보았다. 그 아이는 다섯이나 여섯 살 정도로 보였는데 이런 잔혹한 광경은 아이가 보기에는 적합하지 않았다. “네!” 소지한은 즉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유강섭은 이천후가 다가오자 깊이 감사의 인사를 건넸다. “은인님, 이번에도 저희를 구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그는 방금 이천후가 열 명이 넘는 적들을 개처럼 베어넘기는 모습을 보고도 별로 놀라지 않는 듯했다. 조상님이 선택한 계승자라면 이 정도는 당연한 일일 테니까. “후...” 이천후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어르신의 조상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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