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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41장

이천후는 단호하게 소지한을 단숨에 발로 차 날려버렸다. 그는 자신의 앞을 막아서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심지어 죽음을 마주하는 순간에도 그는 누구의 보호도 필요하지 않았다. 그때 하늘 위에서 운명을 가를 거대한 손이 내려왔는데 그 손에는 필살의 의지가 깃들어 있었다. ‘이제 정말 끝인가?’ 이천후는 쓴웃음을 지었다. 이제껏 몇 번이나 이런 상황에 놓였던가? 죽음의 문턱에 선 것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래서일까 더는 두렵지 않았고 더는 망설이지 않았다. 그는 조용히 눈을 감았고 몸을 꼿꼿이 세웠다. 마치 창처럼. 죽어도 서서 죽겠다. 그게 이천후의 마지막 자세였다. 그 광경을 지켜보던 이들은 차마 눈을 뜨지 못했다. 누군가는 고개를 돌렸고 누군가는 눈을 감아버렸다. 오늘 이 시대의 천교, 영웅 중의 영웅이 이렇게 억울하게 죽어가야 하는가. 그러나 그 순간 금빛 광채가 번쩍이더니 이천후의 눈앞에 금빛 새끼 사자가 나타났다. 사자는 허공에 떠올라 적산을 응시했다. 그러더니 작은 앞발을 들어 올려 어딘가 익숙한 듯한 기이한 손짓을 보냈다. 그러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아득한 기운이 피어올랐고 상상할 수 없는 위압이 느껴졌다. 금빛 새끼 사자는 적산의 존재와 소통하고 있었다. 쿵. 그 순간 적산 깊숙한 곳에서 엄청난 기운이 터져 나왔다. 그것은 아까 그 거대한 손보다도 백 배, 천 배는 강력한 기운을 뿜어냈고 태고의 흉수가 눈을 뜬 듯한 압도적인 존재감을 드러냈다. 하늘과 땅이 흔들렸고 색이 변했다. 쾅. 그 손이 갑자기 사라졌다. 죽음의 그림자는 마치 존재한 적 없다는 듯 그대로 허공에 녹아 사라졌다. ‘뭐지?’ 이천후의 눈이 번쩍 뜨였다. “사자야...” 그때 적산의 깊은 곳에서. 극도의 두려움이 담긴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노... 노조님...” 적산의 존재가, 아까 그 무자비한 존재가 지금 공포에 몸을 떨고 있었다. “이 버러지 같은 놈아!” 적산 깊숙한 곳에서 마치 하늘이 처음 열렸을 때부터 존재한 듯한 목소리가 울렸다. “적산의 이름을 더럽힌 네놈,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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