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20장
얼마 전 이천후는 음운도에서 뇌정과 벽력 두 노인을 암살하기 위해 혈낫파라는 조직과 동행한 적이 있었는데 바로 그때 서율을 만났었다.
서율은 뛰어난 실력을 가진 호위들을 대동하고 있었고 이천후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특히 임무 후 그는 이천후를 혈낫파에 가입하도록 적극적으로 권유했었지만 이천후는 정중히 거절했다.
그런데 지금 이천후의 눈앞에 있는 태연 성녀는 외모부터 몸매까지 서율과 똑같았다.
단 하나 다른 점이 있다면 태연 성녀의 기운이 서율보다 훨씬 더 강력하다는 것이었다.
이천후는 처음엔 큰 충격을 받았지만 곧 스스로를 다독였다.
‘같은 사람일 리 없어. 서율은 내가 지구에서 만났던 사람이고 태연 성녀는 이곳 태허 세계의 존재잖아. 두 사람의 기운과 수련 경지는 너무 달라. 그런데 어떻게 이렇게 닮았지? 세상에 정말로 똑같은 사람이 둘이나 있을 수 있는 걸까?’
이천후는 태연 성녀를 바라보며 깊은 생각에 빠져 있었다.
그러나 이 모습은 다른 사람들에게 전혀 다른 의미로 비춰졌다.
“세상에, 태연 성녀를 보고 마음을 뺏긴 거야? 아무리 태연 성녀가 매력적이라지만 너 너무 과하잖아.”
조민희는 아무도 모르게 조심스럽게 말하면서 팔꿈치로 이천후를 쿡 찔렀다.
그제야 정신을 차린 이천후는 서둘러 시선을 거두었지만 이미 방 안에 있는 사람들의 날선 눈빛이 그에게 쏟아지고 있었다.
특히 태연 성녀의 곁에 서 있던 한 시녀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그를 노려보며 말했다.
“이건 무슨 건방진 짓이야? 감히 우리 아가씨를 그렇게 대놓고 쳐다보다니, 눈알을 뽑히고 싶어?”
그녀는 성격이 불같아 보였고 말을 마치자마자 행동으로 옮겼다.
그 시녀는 긴 채찍을 꺼내더니 이천후의 눈을 향해 힘껏 휘둘렀다.
그 채찍은 강한 법력이 깃들어 있었고 끝부분에는 날카로운 가시까지 달려 있었다.
만약 거기에 맞기라도 하면 이천후의 두 눈은 그대로 망가질 게 뻔했다.
“소연아, 그만두어라!”
그 순간 태연 성녀가 단호하게 명령했다.
소연이라 불리는 시녀는 태연 성녀의 명령을 거역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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