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50장
“너 따위가 감히 나와 맞설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
유천호의 차가운 목소리는 점점 더 살기를 머금었다. 그의 오른쪽 귀에 걸린 녹색 귀걸이에서 맑은 울림이 퍼졌다.
그를 잘 아는 사람이라면 이 소리가 유천호가 화를 냈다는 신호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 소리가 울리기 시작하면 그의 앞에 선 이는 비참한 최후를 맞게 될 것이었다.
“죽음을 선사해 주마!”
유천호의 목소리가 갑자기 높아지더니 거대한 산이 무너지는 듯한 강렬한 기운이 폭발적으로 뿜어져 나왔다.
그러나 이천후는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았다. 그의 몸 주변으로 진기가 흐르기 시작했고 일부 신식이 공간 정석 속으로 들어가 언제든 백골 몽둥이를 꺼낼 준비를 했다.
연태웅은 심장이 목구멍까지 치솟는 듯했지만 이천후를 막으려 하지는 않았다. 이전의 일들로 그는 이미 깨달았다. 이천후는 하늘도 땅도 두려워하지 않는 인물이라는 것을. 아무리 막으려 해도 소용없을 터였다.
반면에 조민희는 마치 구천에서 내려온 선녀처럼 조용히 서 있었다. 그녀는 눈빛을 번뜩였지만 어떤 움직임도 없었다.
주변 사람들은 모두 숨을 죽인 채 이 긴장된 대치를 지켜보고 있었고 손바닥에 어느새 땀이 배어 있었다.
당장이라도 폭발할 듯한 강렬한 충돌의 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그때였다.
유천호의 뒤에 서 있던 한 노인이 앞으로 나와 그의 팔을 붙잡더니 그의 귀에 대고 무언가를 속삭였다.
그러자 유천호의 얼굴빛이 미묘하게 변하더니 이내 그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던 위압적인 기운이 서서히 가라앉았다.
극도로 긴장된 분위기가 한순간에 무너져 내렸다.
결국 모두가 기대했던 격렬한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고 주변 사람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천후, 네가 우암 대사의 제자라니, 그분의 체면을 봐서 오늘은 넘어가 주겠어. 하지만 이 일은 여기서 끝나지 않아. 적어도 오늘 네 손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을 거야.”
유천호는 깊은 눈빛으로 이천후를 바라보더니 그대로 몸을 돌려 부하들과 함께 자리를 떠났다.
“네 말대로 되길 바라. 그렇지 않으면 네가 스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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