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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17장

이천후는 자신을 위해 벌어지고 있는 이 상황을 보고 아무런 감정의 동요도 느끼지 않았다. 이 늙은이들... 입으로는 정의를 바로 세우겠다고 번지르르하게 떠들어대지만 실제로는 말뿐이었다. 이천후가 실력을 드러내기 전까지 이들은 한결같이 연강민을 편들었다. 하지만 그가 세 개의 방어막을 연달아 돌파하자 태도는 순식간에 바뀌었다. 이들은 책장을 넘기듯 태연하게 입장을 뒤집었다. 만약 이천후가 오늘 세 개의 방어막을 깨뜨리지 못했다면 아마 이들은 그를 쳐다보지도 않았을 것이다. 이천후는 그들의 방식이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경멸하지도 않았다. 이것이 현실이었다. 이것이 세상의 법칙이었다.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단 하나, 자신을 더욱 강하게 만드는 것뿐. 지금은 그저 이 자리에 서서 연씨 가문이 어떻게 이 연극을 연출하는지 구경할 생각이었다. “좋아!” 연태웅이 두 손을 힘껏 마주쳤다. 그러고는 단호한 목소리로 외쳤다. “모두가 원하고 민심이 향하고 있으니 오늘 나는 연강민을 처벌하여 이천후 공자의 억울함을 풀어주겠다!” “연강민! 너는 은혜를 원수로 갚고 악행을 저질렀으니 가문의 법도에 따라 네 사지를 부러뜨리고 무공을 폐한 뒤 연씨 가문에서 추방한다! 이의 있는 자 있는가?” “이의 없습니다! 가주님, 즉시 집행해 주십시오!” 연씨 가문의 사람들이 엄숙한 얼굴로 일제히 외쳤다. 연태웅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검은 쇠몽둥이를 단단히 움켜쥐고 연강민을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다가갔다. “가... 가주님, 살려주십시오! 제가 잘못했습니다!” 연강민의 얼굴이 핏기 없이 창백해졌다. 그의 몸은 벌벌 떨렸고 공포에 사로잡힌 눈동자가 흔들렸다. 하지만 연태웅의 눈빛은 차가운 얼음덩어리 같았다. “아버지... 아버지! 저 좀 살려주세요!” 연강민은 눈물과 콧물을 흘리며 필사적으로 애원했다. 사지가 부러지는 것은 시간이 지나면 회복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무공을 폐당하면... 그것은 차라리 죽는 것보다 더한 고통이었다. “하아...” 연기웅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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