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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3장

그 말을 듣고 이천후는 무심하게 고개를 저었다. 만약 진선혜가 정말 작은 세계에서 온 세력을 건드린 것이라면 진씨 가문이 전력을 다하더라도 결국 멸문을 면치 못할 것이 분명했다. 한 시간 후 이천후는 진씨 가문 일행과 함께 구강 공항 입구에서 진선혜를 찾았다. 그런데 이천후는 순간 그녀를 알아보지 못할 뻔했다. 이전에 봤었던 발랄한 소녀의 모습과 달리 이번에는 성숙한 여인의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기 때문이다. 진선혜는 몸에 딱 달라붙는 원피스를 입고 있었고 얇은 소재가 그녀의 완벽한 몸매를 선명히 드러냈다. 볼륨감 있는 곡선과 우아한 자태는 그야말로 ‘마성의 몸매’라는 말을 떠올리게 했다. “싫어요! 저 더는 여러분과 함께하지 않을 겁니다. 오늘부터 저는 구강 진씨 가문과 모든 관계를 끊겠어요. 제 이름은 더는 진선혜가 아니에요. 지금부터 저는 주선미예요!” 가족들을 마주한 그녀는 눈에 눈물이 고였지만 태도는 한없이 단호했다. “제발 돌아가세요. 제 결심은 변하지 않습니다.” “선혜야, 네가 어떤 사람을, 어떤 세력을 건드렸든 우리 진씨 가문은 항상 네 편이야!” 진수만은 손녀를 바라보며 간절히 설득했다. “가자. 할아버지랑 같이 집으로 돌아가자꾸나.” 그러나 진선혜는 고개를 저으며 절박한 표정을 지었다. “할아버지, 저는 정말 돌아갈 수 없어요. 그렇게 하면 진씨 가문을 위험에 빠뜨리게 돼요. 안심하세요. 저는 멀리 도망가서 은둔하며 수련할 거예요. 언젠가 강해져서 돌아올게요.”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냐!” 진수만은 손녀를 매섭게 노려보며 고함쳤다. 그리고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선혜를 강제로 데리고 가!” 슈욱. 그 순간 진선혜의 손에 날카로운 단검이 나타나 그녀의 하얀 목덜미 앞에 멈췄다. 그녀는 입술을 단단히 깨물며 외쳤다. “할아버지, 저를 더 몰아붙이시면 이 자리에서 저 스스로 목숨을 끊을 거예요!” “아니, 왜 그러냐...” 이 모습을 본 진수만은 순식간에 얼굴이 창백해졌고 주변 사람들도 누구 하나 나설 엄두를 내지 못했다. 진수만은 가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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