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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51장

팔고 성인왕은 미연의 말에 대답하지 않고 손가락 하나를 들어 올려 그녀의 몸을 단숨에 봉인해버렸다. 이어 허공에 손을 휘두르자 공간이 갈라지며 검은 통로가 나타났다. 그 통로는 팔고의 땅으로 이어지는 길이었다. “하하...” 미연은 이를 보고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하, 결국 이렇게 되는군.’ 그녀는 자신의 운명에 저항할 수 없음을 알고 있었다. 팔고 성인왕, 그는 고대 황제조차 상대하기 어려운 전설적인 존재다. 설령 그가 황제를 이길 수는 없더라도 대등하게 맞설 수 있는 그런 존재였다. 미연은 이런 결말을 원하지 않았지만 이제와서 바꿀 수 있는 것도 없었다. 그녀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 “좋아요. 하지만 조건이 있어요. 제 두 가지 요구를 들어주면 팔고의 땅으로 갈게요.” “말해봐.” “일단 여기 있는 요마들을 다 풀어줘요. 이들은 내 동료이자 친구들이에요. 절대 털끝 하나도 건드려선 안 돼요!” 그러나 팔고 성인왕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차갑게 미소 지었다. “그건 들어줄 수 없어. 네가 한 짓 때문에 저것들은 모두 죽어야 해. 네가 불러온 인간 무사 10만 명의 희생에 대한 대가는 치러야 하지 않겠어?” 그 말에 미연은 분노로 떨며 외쳤다. “팔고, 이 개자식! 네가 감히 내 동료들에게 손을 대면 난 여기서 스스로 목숨을 끊어버릴 거야!” 하지만 팔고 성인왕은 미소를 지으며 냉정히 대답했다. “네가 내 앞에서 자결할 수 있을 것 같아? 무의미한 소리 그만해. 네 체면을 봐서 한 녀석 정도는 살려줄 수 있지만 나머지는 모두 죽어야 해. 10만 명의 인간을 위해 대가를 치러야지!” 미연의 눈은 복수심으로 붉게 물들었고 온몸이 떨렸다. 그녀는 차갑게 성인왕을 노려보며 외쳤다. “개자식! 어디 한 명이라도 건드려봐!” 팔고 성인왕을 노려보는 미연의 눈빛에는 끝없는 원망이 서려 있었다. 퍽. 이때 팔고 성인왕은 망설임 없이 손가락을 튕겼고 수만 마리의 요마가 단 한 마디 비명도 내지 못한 채 공중에서 터져 피안개로 흩어졌다. ‘이게 바로 성인왕의 힘인가...’ 이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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