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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0장

콰르릉. 이천후가 공기를 가르며 질주하자 그의 속도가 너무 빨라 허공이 폭발하듯 천둥 같은 굉음이 울렸다. 산이 떨리고 숲이 미친 듯이 흔들려 나뭇잎들이 우수수 떨어져 온 하늘을 뒤덮었다. 펑. 펑. 펑. 곧이어 현문의 제자들이 있는 자리에서 붉은 피안개가 연이어 솟아올랐다. 남아 있던 일곱, 여덟 명의 현문 제자들도 모두 조정훈과 같은 운명을 맞았다. 이천후의 주먹 한 방에 산산조각이 난 것이다. 그것은 진정한 신의 힘이었다. 그의 주먹은 상대를 완전히 부숴버렸고 남은 것은 피안개와 파편뿐이었다. 김연준과 남궁연희는 충격을 받고 멍하니 서 있었다. 두 사람은 몸을 부르르 떨며 말을 잇지 못했다. 그들이 아무리 이천후가 자신들의 친구라는 사실을 알고 있어도 그 앞에서 느껴지는 공포는 피할 수 없었다. 잠시 후 남궁연희는 정신을 차리고 자신의 처참한 상태를 확인하더니 얼굴을 붉혔다. 그녀는 급히 땅에 떨어져 있던 옷을 주워 입었다. 그 사이 김연준은 서둘러 이천후에게 다가가 격앙된 목소리로 말했다. “이훈, 아니, 이천후 대사님! 현문에게 잡히지 않으셨습니까?” “잡히다니, 무슨 소리예요?” “현문에서 소문을 퍼뜨렸습니다. 대사님이 이미 포로가 되었고 오늘 낮에 비하곡에서 공개 처형할 거라고요! 저와 연희 씨는 그 소식을 듣고 대사님을 구하러 가는 길이었는데 도중에 현문의 개자식들에게 당했습니다. 그 이후는 대사님도 보셨다시피...” 김연준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말도 안 되는 소리예요. 난 잘 지내고 있었는데 현문 놈들이 일부러 그런 헛소문을 퍼뜨린 거예요. 대체 무슨 꿍꿍이인지 모르겠네요.” 이천후는 미간을 찌푸렸다. 김연준은 해맑게 웃으며 말했다. “대사님만 무사하다면 뭐든 상관없습니다. 저도 계속 불안했는데 이제야 안심이 되네요.” “맞아요. 연준 씨와 저는 며칠 동안 이천후 씨 걱정만 했어요.” 남궁연희도 이천후를 향해 다가와 빛나는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그날 천후 씨가 10대 성자를 처치하고 중상을 입었잖아요. 그래서 저는 계속 천후 씨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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