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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5장

이천후는 수희를 자신의 숙소로 데려가 강압적인 수단을 써서 그녀의 욕망을 없애주기로 결심했다. ... 박경혜는 심은주의 방 문 앞에 서서 가볍게 노크했다. 곧 문이 열리고 깨끗한 흰옷을 입은 심은주가 문틈 사이로 얼굴을 내밀었다. 눈앞에 서 있는 사람이 선배인 걸 알아본 그녀는 깜짝 놀라 물었다. “선배님... 여긴 웬일이세요?” “왜, 내가 널 보러 오면 안 돼?” 박경혜는 부드럽게 웃으며 따뜻한 눈빛으로 심은주를 바라보았다. “아니에요, 당연히 올 수 있죠. 선배님, 어서 안으로 들어오세요.” 심은주는 급히 박경혜를 방 안으로 안내했다. 그러나 속으로는 의아해했다. 둘 다 고소에 있긴 했지만 서로 맡은 임무가 달라 평소에는 마주칠 일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선배인 박경혜가 이렇게 직접 자신의 숙소까지 찾아오는 일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더 놀라운 건 박경혜가 보따리에서 이불을 꺼내 심은주의 침대 옆에 깔기 시작한 것이었다. “선배님, 뭐 하시는 거예요?” 심은주는 박경혜의 행동을 보고 깜짝 놀라 물었다. “앞으로 나 여기서 너랑 같이 지낼 거야. 괜찮지?” 박경혜는 허리를 숙인 채 이부자리를 정리하다가 고개를 들어 심은주에게 웃어 보였다. “네?” 심은주는 순간 얼어붙어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몰랐다. 박경혜는 평소 깊은 산속에 머물며 현대식 건물 같은 건 무척 싫어하는 사람으로 알려져 있었다. 그런 그녀가 갑자기 여기 와서 같이 살겠다고 하다니, 무슨 일인지 도무지 짐작할 수 없었다. 심은주가 속으로 의문을 품고 있을 때 침구를 정리하던 박경혜가 문득 입을 열었다. “만독종의 왕하봉 장로님이 죽었대. 이천후가 한 짓이야.” “왕하봉 장로님이 죽었다고요?” 심은주는 크게 놀랐다. “그래. 왕하봉 장로님은 만독종에서 두 가지 치명적인 독을 다룰 줄 아는 사람이었지만 결국 이천후에게 당했어. 내가 들은 바로는 왕하봉 장로님의 모든 수법이 이천후에게는 통하지 않았대. 그 말은 곧...” 박경혜는 눈빛을 날카롭게 빛내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연태준 대사님이 만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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