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64장
“왕수호가 누군지 모르겠는데.”
이천후가 임수란을 품에 안은 채 태연하게 말했다.
“하지만 며칠 전에 만독종의 사람 하나를 죽이긴 했어. 젊은 놈이었는데 너처럼 얼굴이 길쭉하더군. 그놈이 흡혈 정충과 황천독연을 다루던데, 혹시 네 아들이야?”
쾅.
왕하봉은 머리 위에서 천둥이라도 내리친 것처럼 멍해졌다.
“수호야... 내 아들 수호 맞아...”
왕하봉은 심장이 찢기는 듯한 고통에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그의 얼굴에 깊은 슬픔이 드리워졌다.
쾅.
갑자기 이천후는 발길질로 회의실의 긴 테이블을 걷어차 뒤집으며 분노를 터뜨렸다.
“왕하봉, 그게 네 아들이란 말이지!”
“그럼 나도 묻고 싶어. 내가 너희 아들이랑 무슨 원수가 있다고 그놈이 흡혈 정충을 써서 날 죽이려 든 거야?”
“넌 대체 아들을 어떻게 가르쳤길래 그 모양이냐고? 당장 내 앞에 무릎 꿇고 사죄해!”
“만약 날 납득시킬 만한 이유를 대지 못하면 오늘 너희 부자는 저승에서 다시 만나게 될 거야!”
쾅.
이천후의 말은 마치 폭탄이 터진 것처럼 회의실을 뒤흔들었다.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그의 강렬한 기세에 얼어붙었다.
모두가 한 가지 사실을 깨달았다. 이천후가 왕수호를 죽인 장본인이 맞다는 것.
그런데 더 놀라운 건 살인을 저지르고도 뻔뻔하게 피해자인 왕하봉에게 사과를 요구하고 무릎까지 꿇으라고 큰소리치는 그의 당돌함이었다.
정말이지 이보다 더 오만하고 기고만장할 수 있을까?
“네 이놈...”
슬픔에 젖어 있던 왕하봉은 분노로 폭발했다.
그의 눈이 커다랗게 부릅떠졌고 이마의 핏줄이 도드라졌다. 얼굴 전체가 붉게 변했고 그의 몸에서 분노가 뜨겁게 솟구쳤다.
“네놈이 내 아들을 죽이다니, 죽고 싶어 환장했구나!”
“오늘 내가 너를 가장 고통스럽게 죽이지 못한다면 나는 아비 자격도 없어!”
왕하봉의 분노에 차오른 목소리는 천둥같이 울려 퍼졌다. 그의 울부짖음은 멀리까지 전해졌고 모두의 가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그곳에 있던 사람들은 속으로 이천후를 비웃으면서도 동정했다.
‘이 놈은 이제 끝장났네.’
“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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