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51장
끔찍한 건 그 핏빛이 검은색이었다는 사실이었다. 피가 땅에 떨어지자 바닥의 단단한 타일이 몇 센티미터 깊이로 녹아내렸다.
곧이어 두 남자가 끔찍하게 비명을 지르며 바닥에 쓰러졌고 놀란 표정으로 연태준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스... 스승님, 설마 우리에게... 독을 쓰셨습니까?”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두 사람의 몸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더니 이내 몸이 타오르기 시작했다. 맹렬한 불길 속에서 두 남자의 몸은 바삭바삭 타들어갔고 얼마 지나지 않아 재 한 줌 남기지 않고 사라졌다. 바닥엔 그들이 사라졌음을 암시하는 희미한 자국만이 남아 있었다.
차가운 한기가 이천후의 이마에서부터 밀려와 얼굴빛이 굳어졌고 마음속엔 두려움이 스멀스멀 피어올랐다. 연태준의 끔찍한 살인 방식에 놀란 것이 아니었다. 만독종을 세운 자답게 독을 다스리는 대가로 소문난 사람에게 그 정도는 별로 놀랍지 않았으니까.
이천후가 두려운 것은 연태준이 제자를 서슴없이 죽였다는 점이었다.
‘이 노인, 정말 독하군!’
“독왕경은 보물 중의 보물이야. 내가 그것을 너에게 주니 저 둘은 당연히 불만이 생기겠지. 저놈들이 너를 해칠 음모를 꾸미기 전에 내가 먼저 손을 써서 제거한 것뿐이야. 이참에 너에게 다가올 위험도 미리 없앤 셈이지.”
연태준은 아무렇지 않은 듯 무덤덤하게 설명했다.
“게다가 독왕경은 대단히 중요한 물건이야. 네가 그걸 얻은 이상 꼭 비밀이 새 나가지 않게 조심해햐 해. 그리고 비밀을 지킬 수 있는 건 오직 죽은 자뿐이지.”
연태준이 한숨을 내쉬며 손으로 바닥에 있는 두 자국을 가리키고 말했다.
“그래서 저 둘은 죽어야 했어.”
이천후는 그의 말을 듣고 한숨을 내쉬었다.
‘정말 독왕다운 발상이네. 독기가 뼛속까지 스며들었구나.’
비밀을 지키려 제자를 죽이다니, 짐승만도 못한 짓이 아닐 수 없었다. 그에게 제자는 친자식 같은 존재이겠는데 비밀을 지키려고 가족을 무자비하게 죽인 걸 보니, 연태준이 언제라도 자신을 죽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이천후는 경계심이 생겼다.
연태준은 감정이 전혀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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