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장

"나더러 같이 가자고?" "네, 좀 무서워서요." 이보현은 은근히 한숨을 내쉬었다. 이 여자는 정말 모르겠다. 무서운 척을 하는 건 아닌 것 같고 그렇다고 진짜 무서워한다고 하기엔 어젯밤의 그 많은 조폭들 앞에서 아주 침착하고. 그러나 김소월의 불쌍한 모습을 보고 이보현은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 김소월은 바로 웃으며 말했다. "좋아요, 제가 저녁에 데리러 갈게요. 제 운전기사 겸 경호원이 되어주세요. 그럼 저녁에 봐요." 그녀는 말을 마치고 이보현의 대답을 듣기도 전에 밖으로 나갔다. 이보현은 고개를 저으며 곧장 중앙공원으로 무술 연습을 하러 갔다. ... 하루가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갔다. 김소월이 돌아왔을 때쯤 이보현은 이미 거실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잠깐만 기다려 주세요, 대표님." 김소월은 서둘러 2층으로 올라가 검은색 드레스를 갈아입고 내려왔다. 드레스의 브이넥 라인이 살짝 벌어졌다. 가슴에 진주 목걸이가 걸려 있었고 롱 드레스는 발을 덮었다. 성숙한 매력이 느껴지는 분위기가 특히 눈길을 끌었다. 이보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괜찮네." 이보현의 칭찬을 받고 김소월은 아이처럼 행복해 했다. 그녀는 앞으로 나서서 이보현의 팔을 붙잡고 말했다. "가요." 그러나 이보현은 말했다. "아니야, 저번에 결혼식에서 그 난리를 쳐서 유명해진 셈인데 그런 곳에 가면 또 편히 있지 못할텐데?" "그럼 어떡해요?" 이 포인트를 김소월은 예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케이프 글로벌 대표인 이보현의 신분으로 그가 어디에 가든 소란을 일으키는 건 사실이었다. 그녀가 알고 있는 이보현은 절대 그러고 싶지 않아 했다. 이때 이보현은 천천히 날숨을 쉬더니 얼굴에 희미한 은색 빛이 맴돌았다. 잠시 후 은빛이 사라지고 이보현의 얼굴은 다른 사람으로 변했다. 그는 여전히 이보현과 비슷한 부분이 있었지만 다른 사람이었다. 김소월은 충격에 입을 가리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이보현을 바라보았다. 이보현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긴장하지 마. 이건 단지 정신력으로 만들어진 환각일 뿐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