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장

이보현은 상관문을 위아래로 훑어 보았다. 이 성씨를 저녁에 뇌호의 입에서 들었던 것 같았다. "들어가서 얘기해도 될까요?" 상관문은 공손하게 말했다. 이보현은 살짝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돌려 김소월을 힐끗 쳐다보았다. 그녀는 일어나 앉아 무릎 위에 담요를 덮고 앉아 있었다. 그는 몸을 살짝 기울이며 말했다. "들어오세요." 상관문은 천천히 거실로 걸어가 소파 구석에 앉았다. 이보현은 김소월 옆에 앉아 담배에 불을 붙이고 물었다. "무슨 일이시죠?" 상관문은 이보현을 바라보며 천천히 말했다. "뇌호가 죽었어요." "아, 결국 벌을 받았네요." 이보현은 놀라지 않고 말했다. 상관문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우리 상관 가문은 청나라 초기부터 현금 수송 업무로 생계를 유지해 왔으며, 신 H국 건립 이후에야 완전히 사업으로 바뀌었지만 무술을 익히는 데는 결코 뒤처지지 않았죠. 그렇게 수백 년 동안 전해 내려왔으니 쌓아온 것이 있으니까요." "그게 저랑 무슨 관련이 있는 거죠?" 이보현은 태연하게 물었다. 상관문은 이보현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말을 이었다. "저희 같은 집안에서는 무엇이든 밖에 드러내지 않는 것이 원칙이지만 누가 되었든 저희의 체면을 살려줘야 합니다. 하지만 지금 저희 사람이 맞아 죽었단 말이죠." "뇌호를 얘기하시는 것 같군요." 이보현이 말했다. 상관문은 계속해서 말했다. "뇌호는 제 아버지의 제자이자 상관 가문의 사람으로서 많은 공을 세웠습니다. 그에게 사고가 났으니 저희도 여쭤봐야 할 것 아닙니까? 그렇지 않으면 아랫 사람들에게 어떻게 설명을 해야 할지도 모르겠으니까요." "상관 가문은 정말 대단하시군요. 뇌호와 같은 패거리 두목을 다 배출해내시고. 제가 정말 무례를 범했군요." 이보현이 말했다. 상관문은 눈살을 찌푸리며 천천히 말했다. "저희는 그가 무슨 짓을 했는지는 모르지만 그가 상관 가문의 일원이라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그가 죽었으니 누군가는 그의 죽음에 책임을 져야겠죠." "이런 쓰레기 같은 인간을 키우신 거라면 상관 가문도 나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