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장

이번에는 이보현이 침묵했다. 조금 지나서 이보현이 말했다. "그래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다 알게 된거야?" "네." "날 탓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이보현은 미안하다는 듯이 말했다. 류예솔은 힘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전 탓하지 않아요. 다 그들이 자처한거니까요. 그리고 아까 저희 언니가 당신을 찾으러 가라고 했어요." 이보현은 잠시 어안이 벙벙하더니 이내 이해하고는 담담하게 말했다. "그럼 와, 마침 너한테 볼 일이 있으니까." "그들이 날 이용하려 한다는 걸 알아요, 당신도 알 거예요." 류이서가 말했다. 이보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은. "알아, 근데 너에게 말하고 싶은 건 나에게는 너는 너고, 류씨 가문은 류씨 가문이야. 난 네가 김소월의 보조를 맡아 경험을 쌓았으면 해서 그래. 류씨 가문과는 아무 상관이 없어." "생각을 좀 해봐도 될까요? 지금으로서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전화에서 류예솔의 혼란스러운 기색이 들렸다. 이보현은 눈썹을 찡그렸다. 비록 이렇게 말은 했지만 류예솔은 어쨌든 류씨 가문의 일원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그녀는 더욱 많은 압박을 견뎌야 했다. 류씨 가문이 그녀를 이용하여 자신과 가까워지기를 원했고 자신도 그녀의 성품이 마음에 들어 돕고 싶었다. 그러나 그가 알고 있는 류예솔은 자신이 이용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웠기에 매우 주저하는 것 같았다. 이보현은 잠시 침묵을 지키더니 천천히 말했다. "괜찮아, 생각해보고 언제든지 연락해." "네." 류예솔은 전화를 끊었고 이보현은 긴 한숨을 내쉬었다. 김소월은 기뻐하며 이보현의 물 잔을 다시 채우고 말했다. "아직 해결이 안 된 모양인데요." "무슨 소리야, 그게?" 이보현은 김소월을 힐끗 쳐다보았다. 김소월은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약간 흐뭇해하며 살짝 미소를 지었다. 이보현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난 쉬러 갈 테니까 마음대로 해." 말을 다 하고 그는 자기 방으로 들어가 명상을 시작했다. 이 이상한 여자는 정말 다루기가 어렵웠다. 류이서는 집에 돌아와 동생과 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