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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26화 칼퇴

여유로움 속, 며칠 동안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남유주가 또 생각난다. 연락 한 번조차 하지 않은 그녀. 전보다 더 대담해진 것 같다. 박수혁은 깊은숨을 내쉬더니 핸드폰을 탁자 위로 던졌다. 화가 나 가슴이 아플 정도다. 며칠 동안 내버려 두려고 한 건데 왜 아무 소용이 없지? 시간을 올려다보니 오후 5시 반이었다. 그는 핸드폰과 외투를 챙겨서 나갔다. 그러다 때마침 서류를 들고 있는 이한석과 마주쳤다. “박 대표님, 이따 화상회의도 있는데 어디 가세요?” 박수혁은 머뭇거리더니 손목시계를 보았다. 그러더니 그의 눈빛이 차갑게 굳어졌다. “5시 반인데 퇴근해야지, 왜 자꾸 야근을 시키는 거야?” 이한석은 침묵에 잠겼다. “......” 이게 사람이 할 말인가? 그룹 고위층이 제시간에 퇴근한 적이 있었나? 이한석은 거의 회사에서 살다시피 지낸다. 박수혁은 망설이지 않고 곧바로 뒤돌아섰다. “회의는 내일로 미뤄.” 그는 바로 가버렸다. 정말 가버렸다... 이한석은 휘둥그레진 눈으로 그 자리에 서있었다. 박수혁 맞아? 아직 저녁 7시도 채 안 됐지만 하나 둘 사람들이 와인바에 모이기 시작했다. 룸에 갈 사람들은 룸으로 가고 아래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조용한 구역에서 이야기하고 있었다. 오히려 술집 같지 않은 분위기이다. 하나도 떠들썩하지 않았다. 그저 수다를 떨며 술을 마시거나 노래를 감상하는 정도였다. 아마 시끌벅적할 시간이 되지 않아 다들 한가롭게 앉아 있는 걸 지도. 한수근과 몇 명의 웨이터들이 분주하게 움직였다. 남유주는 문을 등지고 바 의자에 앉아 개업 후의 주류 명세서를 보고 있었다. 보면 볼수록 만족스럽다. 비록 주류 가격은 보편적으로 인상되었지만 할인 혜택을 받아 실제 가격은 낮아진 것과 같았다. 하지만 와인바는 조금도 밑지지 않았다. 그녀는 네이비색의 원피스를 입고 있었다. 아름다운 몸매가 드러났고 머리카락은 느슨하게 묶여져 있었다. 부드러운 눈썹과 약간 올라간 입꼬리, 부드럽고 산뜻한 기품이 느껴진다. 박수혁이 와인바에 들어서자마자 제일 예쁜 남유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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