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24화 누구 편이야?
한수근의 질문에 남유주는 혀를 차며 물었다.
"도대체 누구 편이에요?"
"사장님이죠."
"그럼 쓸데없는 소리 그만하고 와인바로 얼른 가요. 저녁에 공사도 안 하니까 그럭저럭 잘 수 있을 것 같은데."
남유주는 별 하나 없이 어두컴컴한 밤하늘을 쳐다보았다. 가슴이 막혀 숨이 잘 쉬어지지 않았다.
"진짜 절 죽일 작정이세요? 바람도 들어오는 곳에서 어떻게 주무신다는 거예요? 그냥 우리 집으로 가요, 마침 애인이 출장을 가서 집에 아무도 없어요."
"고마워요."
사실 그녀는 한수근이 이 말을 해주기를 기다렸다. 한수근은 다른 남자보다 훨씬 믿음직했다.
박수혁은 냉정함을 되찾은 뒤 현실을 직시했다.
자기가 파 놓은 함정에 깊이 빠진 바람에, 자기 여자에게 꼬투리가 잡힌 꼴이 되었다.
그는 그렇게 대답하지 말았어야 했다. 비록 연애하기 위해 만난 것이었지만, 둘 관계가 돈독해지면 언제든지 할 수 있는 게 결혼이었다.
하지만 둘은 결혼까지 가지 못할 것 같았다.
박수혁은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 그는 사실 단 한 번도 남유주와 결혼할 생각을 하지 못했다.
무엇으로 보든, 남유주는 그의 배우자로 적합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 역시도 그녀를 향한 마음을 통제할 수 없었다.
사랑이란 감정은 가장 가치 없는 것이었다. 사랑한다는 이유로 그의 결정을 좌지우지할 수 없었다. 그는 대국적으로 바라보아야 했다. 결국 박수혁은 남유주에게 혼자만의 시간을 주기로 했다.
일주일 뒤, 남유주의 와인바가 재오픈했다. 새로운 간판과 새로운 인테리어, 정교하고 값비싼 내부 장식들은 사람들의 칭찬을 한 몸에 받았다.
한수근은 국내외의 여러 유명 술집들의 모든 장점을 종합해 가장 싼 비용으로 가장 화려한 와인바를 탄생시켰다.
남유주는 기분이 좋았다. 그녀의 침실은 위층에서 가장 큰 면적을 차지하고 있었다. 200제곱미터가 넘는 공간을 그녀 혼자 사용할 수 있다.
비록 박수혁이 준 집만큼 비싸거나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남유주는 이미 이것으로 매우 만족스러웠다.
서재와 게스트룸까지 가지고 있었다, 개인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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