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72화 수용 혹은 상실
지진으로 인한 공황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따라서 박수혁이든 누구든 전동하를 대신할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
소은정의 말을 유심히 듣던 그는 멍한 눈으로 굳었다.
"혹시 새봄이처럼 너도 착각한 거 아니야?"
'제니퍼가 전동하라니?'
그들은 전혀 유사점이 없었다.
소은정이 무덤덤하게 그를 바라보았다.
"오빠, 확실해. 모르는 사람을 구하려고 내가 그 위험한 곳에 뛰어들었을 것 같아?"
소은해가 한참 동안 침묵으로 일관했다.
시간이 한참 지나고 나서야 소은해가 딱딱한 목소리로 물었다.
"네가 말한 제니퍼, 아까 낮에 정신을 차렸거든? 예성 씨가 그 사람한테 임상 실험에 참가할 의향이 있냐고 물었고 성세가 연구한 기존의 방법을 살짝 변형해 진행하기로 했거든. 만약 성공하면 다시 일어설 수 있을 거고 실패하면 영원히 하반신 마비로 살게 된다고 미리 고지했고 그 사람도... 동의했거든."
순간 얼굴이 굳은 그녀는 침대에서 일어나기 위해 움직였다. 하지만 오랫동안 침대에 누워있었던 탓에 힘없이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
무릎으로 전해지는 극심한 통증에 그녀는 인상을 구겼다. 이마에도 식은땀이 맺혔다.
"은정아..."
소은해가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그녀를 안으려고 다가갔다.
그녀의 눈가에 고였던 눈물이 하염없이 떨어졌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소은해의 가슴도 찢어질 듯 아팠다.
"은정아, 우리한테 자기 정체를 밝히지 않은 채 수술에 동의한 사람이야. 너한테는 끝까지 말하지 말라고 했는데..."
그는 넋이 나간 채 멍하니 앉아있는 소은정을 바라보았다.
뒷머리를 긁적이던 소은해가 조심스레 말했다.
"오빠가 다 잘못했어. 오빠가 널 질책하지 말았어야 했어. 내가 잘 지켜봤어야 했는데..."
그제야 전동하가 제니퍼라는 가짜 신분으로 자기를 꽁꽁 숨긴 이유가 납득된 그였다.
멀쩡한 모습으로 그녀의 앞에 서고 싶었던 것이다.
성공을 한다면 운이 좋은 거겠지만 만약에 실패하면 더 최악의 상황이 벌어진다.
소은정이 물었다.
"그 사람, 지금 어디에 있어?"
"나도 몰라. 비밀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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