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22화 전 여자친구
소찬식은 눈을 질끈 감더니 한숨을 내쉬었다.
전동하가 소은정을 구해 준 은인인 건 사실이지만 굳이 이런 방식으로 그 은혜를 갚아야 하는 건가 싶었다.
물론 전동하의 인품은 인정하는 바지만 아이가 있다는 사실이 왠지 마음이 걸렸다.
그런 아버지의 착잡한 마음을 눈치챈 걸까? 소은호가 덤덤한 얼굴로 말했다.
“그냥 사귀는 거잖아요. 당장 결혼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은정이 마음대로 하게 하세요...”
그의 말에 망설이던 소찬식이 훨씬 밝아진 표정으로 대답했다.
“그래. 방해 안 할게. 은정이 네가 알아서 할 거라고 믿는다.”
소은정의 확신에 찬 고갯짓에 소찬식도 마음이 놓이는 듯했지만 그래도 걱정이 되는지 한 마디 덧붙였다.
“연애란 뭐랄까... 파스타에 올리는 파슬리 같은 거야... 너무 깊게 빠지지는 말고 알겠지?”
아버지의 이상한 비유에 소은정이 웃음을 터트렸다.
“네. 언제나 저를 가장 일순위로 생각할게요.”
그제야 소찬식이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고 마침 전동하와 소은해가 식자재를 들고 나란히 들어왔다.
딱 봐도 혼자 먹기에는 너무 많은 재료들...
도대체 언제부터 계획하고 있었던 거야?
장바구니에서 앞치마까지 꺼낸 전동하가 말했다.
“다들 잠시만 기다리세요. 금방 끝날 거니까.”
그렇다고 정말 아무것도 안 하고 기다릴 수만은 없는 노릇.
소찬식의 눈짓에 한숨을 푹 내쉰 소은해가 일어서며 소매를 걷었다.
“전 대표님, 저도 같이 해요...”
사실 소은해는 전부터 전동하를 속마음음 시커면 여우 같은 남자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게다가 저번에 전동하가 병원에서 한 말 때문에 김하늘과는 아직도 냉전 상태.
그런데 전동하의 “조수” 노릇까지 하려니 밸이 꼬이는 게 당연했다.
부엌에 들어온 소은해는 코웃음을 치더니 느릿느릿 채소를 씻기 시작했다.
그 모습에 전동하가 먼저 소은해에게 말을 걸었다.
“아직도 하늘 씨랑 화해 못 하셨나 봐요?”
하, 이 자식이... 굳이 먼저 그 말을 꺼낸다 이거지?
“제가 한 말 때문에 화난 거라고 생각하세요?”
“그게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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