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13화 수많은 만남
소은호는 바로 소은정을 대학병원으로 이송했다.
발목만 다쳤다고 소은정의 말에도 소은호는 이런 사고는 후유증이 더 무섭다며 몸 전체를 점검 받아야 한다고 고집을 부렸다.
소은정이 검사를 받는 동안 성강희와 소은호는 먼저 병원을 떠나고 복도에서 김하늘과 함께 소은정을 기다리고 있던 소은해가 전동하를 훑어보았다.
기분이 좋은 듯 묘한 미소를 짓고 있는 전동하의 모습에 소은해가 웃음을 터트렸다.
“저기요. 우리 동생이 다쳤는데 뭐가 그렇게 기분이 좋아요?”
소은해의 질문에 흠칫하던 전동하가 머쓱한 듯 웃었다.
“아, 은정 씨가 다친 게 좋아서 웃는 건 아닙니다. 오해하지 마세요.”
“솔직히 아버지도 은호 형도 그쪽한테 잘하라고 하긴 했지만... 예의는 예의고 난 은정이랑 전 대표 잘 될 거라 생각하지 않아요.”
아니, 이 오빠가 또 무슨 소리를 하려고...
소은해의 말에 고개를 홱 돌린 김하늘은 뭔가를 말하려다 결국 한숨을 쉬었다.
“왜요? 그 이유를 물어도 될까요?”
전동하의 눈동자에 살짝 언짢음이 스쳤지만 최대한 정중하게 물었다.
“전동하 대표는 돈이 많죠. 하지만 우리 집안도 돈이라면 어디 가서 밀리지 않으니까 이건 패스. 그리고 그쪽은 아들도 있잖아요. 게다가 얼마 전 전 대표에 관한 루머들... 전부는 아니어도 일부는 사실 아닙니까?”
이성이고 동성이고 전부 홀려버릴 것 같은 아득한 미소를 짓던 소은해가 대답했다.
“물론 은정이도 돌싱이긴 하지만... 걔 그렇게 보여도 지금까지 제대로 된 연애 한 번 못해 봤어요. 그래서 이번에는 정말 좋은 남자 만나서 다른 사람들처럼 이 남자, 저 남자랑 만나면서 연애도 하고 남자 보는 눈도 키웠으면 좋겠어요. 만약 결혼을 한다면 정말 평범하고도 행복하게 살길 바라고요.”
길게 설명하긴 했지만 소은해의 말을 한 마디로 정리하면 “넌 안 돼”였다.
어색해진 분위기에 김하늘이 관자놀이를 꾹꾹 눌렀다.
아니, 이 오빠가 은정이 없다고 아주 막 나가네? 그렇게 마음에 안 들면 아까 은호 오빠, 은정이 다 있을 때 말하지 그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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