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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6화 사랑에 이유가 있나요

솔직히 박수혁과 헤어진 뒤로 말로는 좋아한다 사랑한다 하지만 진짜 사랑이 있을까 회의감이 들었지만 전동하의 모습을 보면 볼 수록 마음이 흔들렸다. S에서 교통사고가 있었을 때는 우연이라고 쳐도 이번에는... 이곳이 위험하다는 걸 알면서도 전동하는 그녀를 위해 기꺼이 달려와줬다. 그녀가 위험해질 때마다 한줄기 빛처럼 다가오는 전동하... 이 남자를 어떻게 하면 좋을까? 어색한 침묵이 몇 초간 흐르고 전동하가 먼저 입을 열었다. “사실 어제 제 생일이었어요. 그래서 은정 씨랑 저녁이라도 먹으로 유라 씨 회사로 갔었죠. 저녁 식사가 안 되면 야식이라도 같이 먹으려고...” 멋쩍게 웃는 전동하의 모습에 소은정의 표정이 어색하게 굳었다. 생일이었어? 왜 말을 안 한 거야... 사람 미안하게. “그런데 유라 씨 회사로 갔더니 비서님께서 사운드 바로 갔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바로 갔더니 사장님이 강희 씨랑 같이 나갔다고 하셨고... 성강희 씨 집으로 갔더니 일하는 아주머니가 별똥별 보러 한지산으로 갔다는 거예요...” 기막하게 엇갈렸던 어제 상황이 떠오르는 듯 표정이 살짝 굳던 전동하가 피식 웃음을 터트렸다. “사실 그냥 포기하고 가려고 했었거든요? 그런데 점점 오기가 생기는 거예요. 그래서 정말 별똥별을 볼 수 있나 인터넷에 검색해 봤더니 폭우에 산사태 위험까지 있다고 해서 은정 씨한테 바로 전화를 걸었었죠. 그런데 전화기가 꺼져있다고 해서 직접 왔던 거예요.” 덤덤한 목소리로 어제 상황을 설명하는 전동하의 모습에 소은정은 말문이 막혔다. 고맙다는 말 한 마디로 전동하의 노력을 치부해 버리기엔 너무 뻔뻔하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소은정이 갔었던 곳을 전부 뒤지고 다녔고 위험하다는 걸 알면서도 그녀를 위해 한달음에 달려와준 전동하의 모습이 눈앞에 선하며 코끝이 시큰해지고 눈시울이 붉어졌다. 누구보다 진심인 전동하의 마음을 제멋대로 해석했던 스스로가 부끄러웠다. 일방적인 사랑이 얼마나 힘들고 비굴한지 소은정도 잘 알고 있었기에 마음이 아파왔다. 과거의 일들까지 떠오르며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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